크로노스의 진실 일행들이 안전가옥에서 앞으로의 계획을 의논중일 때, 강현과 희중은 과거 동료들 중 유일하게 연락이 닿지 않는 최민호를 찾기로 했다. 우선 희중의 과거 정보사 동료들을 하나둘 만나며 수소문해보기로 했다.
그러던 중 희중은 최민호와 각별히 친했던 이병철과 연락이 닿아 은밀히 그를 만났다.
강현과 희중은 이병철을 만나, 최민호의 행방에 대한 단서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병철은 그동안 연락이 끊긴 지 오래되었고, 기억도 흐릿했다.
"민호를 마지막으로 본 건 몇 년 전이지요. 그때 무언가를 쫓고 있는 것 같았어요. 누군가를 추적하고 있었던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누군지, 어떤 세력인지는 기억이 나질 않아요. 아시겠지만 그의 주특기와 관련이 있을 겁니다."
그들의 대화는 그다지 뚜렷한 단서를 주지 못했지만, 누군가가 최민호를 쫓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했다. 그 단서를 바탕으로 강현과 희중은 더 깊은 추적을 위해 일단 안전가옥으로 복귀하기로 했다.
이병철은 서울 외곽의 인적이 드문 곳에 살고 있었다. 이병철을 만나고 안전가옥으로 돌아오던 , 그들은 뜻밖의 적을 마주하게 된다. 바로 세르게이가 이끄는 팀이었다. 희중은 세르게이를 보자마자 직감적으로 위험을 느꼈다.
"강현 씨, 저 인물들… 우리가 상대해야 할 적이 분명해요. 상당히 위험해 보입니다."
세르게이는 그들을 향해 천천히 다가오며 낮게 말했다.
"너희가 최민호라는 놈을 찾으려는 걸 알게 되었군. 하지만 여기까지다."
강현과 희중은 긴장 속에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이제 그들은 최민호를 찾기 위한 여정에서 새로운 적과 마주한 셈이었다.
고요했던 그 장소는 이제 긴장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세르게이는 싸늘한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며 천천히 움직였고, 그의 뒤에는 그가 이끄는 요원 세 명이 서 있었다.
"여기까지 온 건 칭찬해 줄 만하군. 하지만 네가 찾는 답은 여기서 끝이야."
말이 끝나자마자, 세르게이의 팀원들이 일제히 움직이며 공격을 시작했다. 강현과 희중은 빠르게 몸을 피하며 반격을 준비했다. 총성이 울리며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강현은 몸을 숨기며 희중에게 말했다.
"저는 알아서 피할 테니 신경 쓰지 말고 적을 상대하세요."
희중은 강현의 말을 듣고는 날렵하게 적의 공격을 피하며, 가장 가까이 있던 요원 한 명을 제압했다. 그들은 훈련된 특수요원들이었지만, 희중의 동작은 그들보다 한 수 위였다. 전직 특수부대 출신인 그는 강현을 지키며 빠르게 전투를 이어갔다.
"세르게이는 위험해. 저 자를 먼저 처리해야 우리가 이길 수 있어요."
세르게이는 여유롭게 그들을 바라보며, 총을 쏘기 시작했다. 그의 사격은 정확했지만, 강현과 희중은 훈련된 반사신경으로 가까스로 피했다. 시간이 지나며 전투는 더욱 치열해졌다.
세르게이는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총을 들어 올렸다. 그의 동작은 여유로웠지만, 눈빛은 매서웠다. 순간, 탕! 총성이 울리자 강현은 본능적으로 몸을 낮췄다. 총알이 그의 머리 위를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갔다.
강현은 숨을 고르며 몸을 벽 뒤로 숨겼다. 희중이 날렵하게 몸을 굽히며 빠르게 세르게이의 옆쪽으로 이동했다. 세르게이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계속해서 총을 발사했다. 그의 사격은 놀라울 정도로 정확했고, 매번 목표에 근접했다.
"움직여야 해! 가만히 있으면 둘 다 당해!"
강현은 희중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신속하게 다른 방향으로 몸을 날렸다. 그의 심장은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머릿속에서 혼란을 떨쳐내고 집중해야 했다. 세르게이의 총알은 다시 한번 강현을 스쳐갔다.
강현과 희중은 세르게이와의 싸움 도중, 그의 동료 두 명과도 맞서게 되었다. 그들은 세르게이만큼은 아니었지만, 여전히 훈련된 전사들이었고 싸움은 더욱 치열해졌다.
세르게이가 전방에서 총을 쏘는 동안, 그의 동료 두 명이 빠르게 양쪽에서 강현과 희중을 포위하려 했다. 희중은 이를 눈치채고 먼저 움직였다. 그는 오른쪽에서 접근하는 상대의 손목을 붙잡아 꺾은 뒤, 빠르게 그의 목을 조르며 바닥에 눕혔다. 그는 상대가 다시 일어날 틈을 주지 않고 빠르게 제압했다.
강현 역시 왼쪽에서 달려드는 다른 동료의 공격을 겨우 피했다. 강현은 순간의 기지를 발휘해 바닥에 있던 파이프를 집어 들어 상대의 다리를 쳐 넘어뜨렸다. 그가 쓰러지자, 희중은 상대의 팔을 꺾어 무기를 빼앗고 뒤에서 다시 일어서지 못하게 단단히 제압했다.
싸움은 점점 더 거칠어졌고, 두 명의 동료가 처치되자 세르게이는 그들의 능력을 과소평가한 것을 깨달았다.
"제법이군… 하지만 이걸로 끝은 아니야."
세르게이는 여전히 여유로운 태도를 보였지만, 그의 눈빛에는 경계심이 감돌았다.
희중은 총을 겨눈 채 빠르게 움직였다. 세르게이는 그의 움직임을 눈치채고 바로 방향을 바꾸었다. 서로를 겨누며 잠시 긴장된 침묵이 흘렀다. 희중이 먼저 기회를 잡아 가까운 벽으로 몸을 숨겼다. 세르게이의 총알이 벽에 맞아 파편이 튀었고, 희중은 그 틈을 타 빠르게 세르게이의 사각지대로 움직였다.
"이 싸움은 네가 이길 수 없는 싸움이다."
그는 싸늘하게 중얼거리며 총을 다시 들어 올렸다. 그때 희중이 세르게이의 앞을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순간적으로 기회를 잡은 강현은 벽 뒤에서 빠르게 몸을 내밀어 돌멩이를 들어 세르게이의 뒤통수를 가격했다.
세르게이는 잠시 균형을 잃고 비틀거렸지만, 바로 몸을 일으키며 희중에게 달려들었다. 이젠 총이 아닌, 근접 전투였다. 세르게이는 주먹을 휘둘러 희중을 공격했지만, 희중은 날렵하게 피하며 그를 제압하려 했다. 둘 사이의 격렬한 몸싸움이 이어졌다.
강현은 멀찌감치 물러서서 그들을 지켜보다 또다시 기회가 나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다시 돌을 들고 뛰어들었다. 이번에는 세르게이의 옆구리를 가격하려 했다. 세르게이는 강현의 공격을 가볍게 피하며, 강현에게 총을 쏘려 했다.
"강현, 피해!"
강현은 그 말을 듣자마자 바닥을 굴렀다.
"쳇"
강현은 옅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휴..."
바로 그때, 총소리가 멀리까지 들렸던지, 누군가 총소리를 듣고 신고를 했는지, 경찰차 사이렌 소리가 멀리서 들려오기 시작했다. 세르게이는 경찰의 출동 소리에 당황했다.
"젠장… 더 시간이 필요했는데…"
세르게이는 상황이 불리하다고 판단하고 퇴각을 명령했다. 그들의 팀은 빠르게 흩어졌고, 강현과 희중은 기회를 틈타 몸을 숨겼다. 경찰들이 출동하면서 전투는 일단락되었고, 그들은 가까스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우리가… 운이 좋았어요. 경찰이 조금만 더 늦었어도 이미 끝났을지도 모릅니다."
희중은 숨을 고르며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 싸움에서 살아남았지만, 다음은 더 치열할 겁니다. 이제 그들이 우릴 놓아두지 않을 겁니다."
경찰의 출동 덕분에 위기를 넘겼지만, 그들은 이제 세르게이와 그의 팀이 언제 다시 나타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