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 있어요
애인있어요
운전을 할 땐 노래를 틀어둡니다.
선곡은 당신이 좋아했다던 옛날 노래들을 주로 선택합니다.
당신이 좋아했기 때문만은 아니라 그 시절의 노래들이 요즘 노래들보다 내 가슴의 응어리들과 잘 어울려서입니다.
윤도현 노래를 듣습니다
SG 워너비도 듣고 김경호 노래도 듣습니다
야다의 감성도 버즈의 절절함도 더 크로스의 진지함도 좋습니다
무슨 생각인지 스트리밍을 켜둔 와중에 이은미의 <애인있어요>를 찾아 반복해 들어보았습니다.
목적지까지 남은 삼십여분의 시간동안 같은 노래를 듣고 듣고 또 들었습니다.
나는 노래가사처럼
왜 아직 혼자냐 묻는 이들에게 말하고 싶었던것 같습니다.
애인이 있다구요.
내 눈에만 보이고 나만 볼 수 있는 애인이 있다구요.
차오르는 눈물만이 알고 있는 그대가 있다는걸요.
한번씩은 나는 왜 솔직하게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말하지 못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당신을 그리워하고 아직도 사랑하고 있다는게 나는 부끄럽지 않은데 말입니다.
내가 괜찮은 사람이라고 말하는 사람들
억지로 만남을 만들어주고
내가 좋다고 말하는 사람에게 차갑게 대답합니다.
그냥 혼자가 좋다고
해야할 일들이 많아서 그렇다고 핑계를 대기도 합니다.
아마도 내가 부끄러운건
내가 사랑하는 당신이 나를 사랑하는지 알 수 없기때문이 아닐까요
내가 당신을 사랑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조금만 있으면 당신과 헤어진지 일년이 다가옵니다.
그때는 브라운 아이즈의 <벌써 일년>을 듣고 있지 않을까합니다.
다만, 한 가지 기대하고 있는건
그 일년이 될 때쯤 내가 당신에게 부탁했던
한번만 다시 찾아가겠다던 부탁을 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출 수 있일지도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매일밤 아주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 한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해달라구요.
K. 당신이 읽지 않는 이 편지가
오늘을 훑고 지나는 비바람에 담겨 당신에게 전해졌으면합니다.
이토록 간절히 바라는 그 한번을 위해 내 모든걸 걸어보고 있는 내 하루와 내 마음을요.
나는 오직 당신만을 위해 살아가는 생명입니다.
스쳐가는 들꽃에도 비교하지 못할 비루하고 하찮은 생명이지만
오늘 또 하루가 당신에게 바칠 꽃 한송이를 틔우길 기도하는 또 오늘입니다.
나의 진흙탕같은 시간과 닮지 않은
만개한 꽃으로 가득찬 대지와 같은 시간이 당신의 곁에 함께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