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으면 외롭고 있으면 불편한
없으면 외롭고 있으면 불편한
공허하고 텅 빈 시간들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죽어버린 사람처럼 침대위에서 시간을 보내다가도
사람이 간절히 보고 싶어질 때가 있습니다.
대화가 필요하고 타인의 낯이 보고 싶어지고 시간의 공백을 채워나가고 싶어집니다.
'오빤 주변에 친구가 많으니까.'
당신이 종종 저에게 얘기했었지요.
'아는 사람들이 많은거야. 친구는 별로 없어.'
거기에 저는 이렇게 화답했었습니다.
정말로 나는 친구가 별로 없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친구가 없다기 보다는 언제든 옆에 있어줄 친구가 없습니다.
다들 각자의 삶이 바빠지고 얼굴을 맞대지 않은 시간이 길어지면서
나의 친구들은 그저 평안하게 살아가기만을 바래야 하는 사람으로 남았습니다.
어쩌면 그런 이유로 당신에게 내 마음을 더욱 의지했는지도 모릅니다.
요즘도 주변에 아는 사람은 무척이나 많습니다.
언젠간 그 중 누군가는 친구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아직은 낯선, 좋은 나의 아는 사람들이 무척이나 많습니다.
당신도, 친구도 없는 나는 요즘 '아는 사람들'에게 많이 의지를 하고 있습니다.
익숙해진 혼자의 시간을 이따금 찔러 들어오는 막연한 두려움으로
절제 없는 만남의 약속을 남발합니다.
그렇게 만나는 나의 아는 사람들은 참 좋은 사람들입니다.
예의가 바르고, 지식이 풍부하며, 대화에 능숙하고 무엇보다도 아주 친절합니다.
하지만 아직은 낯선 사이의 사람이기에 마음이 아주 편할 수만은 없습니다.
그렇게 나는
내 방 침대 위에서도, 사람들 사이에서도 안식을 찾지 못하고 끊임없이 떠도는 방랑자가 되어있네요
K
나의 고향, 나의 집, 나의 침대와 같았던 당신.
어디에 있던지 나는 당신의 사랑에 담겨 있었고,
함께 있을 땐 당신은 내게 집 속의 집이 되어주었습니다.
오늘은. 울먹임 없이 아주 담담하게 그때가 그리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