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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 Joy Oct 22. 2023

매일 이력서 쓰는 마음으로

독립워커가 일하는 마음

'주관식 인생'을 살겠다며 육아휴직을 했고, 그때 쓴 사업계획서가 '예비창업자패키지'에 선정되어 창업을 하고, 매출이 변변치 않던 시기를 지나고 고비를 넘기고, 스스로 할일의 영역을 넓혀 수익창출의 다양한 길을 만들며 동시에 아이들을 케어하며 엄마의 역할도 하다보니 어린이집에 다니던 큰 아이는 어느덧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다. 독립된 워커로 목표수익을 찍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업앤 다운이 있고 사업역시 초창기 방향에서 피봇을 하며 새롭게 다잡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그 동안 무엇을 이뤘다고 하기에도 이루지 않았다고 하기에도 애매한 것 같다. 그렇지만 그 사이 아주 큰 변화이자, 삶을 지탱하는 믿음이 생겼는데, 그것은 바로 '스스로 회사 밖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확신이다. 


아이 둘을 끼고 발을 동동구르며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미안한 직장인 엄마에서 스스로가 원하는 인생을 개척하는 제법 괜찮은 사람으로 성장한 것 같다. '회사밖은 더 지옥'이라는 그 어떤 괴담보다 무서운 이야기를 은근슬쩍 전해주는 동료들에게 그것이 틀렸다는 증명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대한민국은 지금 출산율 0.7 명 시대에 접어 들었다. 두명이 결혼을 해도 한명을 낳지 않는다는 말은 인구가 소멸할 수도 있다는 심각한 문제이다. 그럼에도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팍팍한지 아는 젊은이들의 생각을 존중한다. 개인의 선택은 자유이다. 그러나 막상 무대뽀로 평균 출산율의 2배 이상을 출산하고 아이를 키우며 커리어도 지속하려 고군분투를 해보니, '나의 길은 내가 만들 수도 있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덮어놓고 낳아보면 방법이 생긴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게 아니라 준비를 하고 계획을 한다면 조금 덜 힘들어 질 수 있고,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진짜 행복을 출산과 육아를 통해 느낄 수도 있다. 매운맛 짠맛 신맛 제대로 느끼며 진짜 성숙한 인간으로 진화할 수 있다는 사실은 덤이다. 그렇게 되면 조금은 더 상대를 포용할 수도 관대해 질 수도 있고 아이를 키우는 마음으로 인류애를 장착하게 될 수도 있다. 


나는 아이 둘을 키우면서 회사의 틀에 나를 끼워 맞추는 것이 버거워 회사를 뛰쳐 나왔지만 그런 경우가 아니라도 조직생활이 맞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또 회사생활을 지속하다 피라미드 위쪽으로 가며 서바이벌 게임에서 중도 탈락할 수도 있다. 경우와 시기는 다르지만 누구나 회사를 나와야 하는 시기를 한번쯤은 고민해 보게 된다. 


평생 고용이 사라진 시대에서 독립생활자로 단단히 살아가는 방법을 제시해주는 『코끼리와 벼룩』은 회사밖을 나와 독립된 워커로 살아가는데 큰 울림을 준 책이자 고비마다 펼쳐보게 되는 책이다.  ‘세계 최고의 경영사상가 50인(Thinkers 50)’ 중 한 사람으로 뽑힌  이 책의 저자 '찰스 핸디'는 49세 생일때 부터는 큰 조직에 속하지 않은 삶인 '벼룩'의 삶을 살았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 "누구나 언젠가는 벼룩이 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방향 전환’을 해야 한다면  자신이 누구인지 먼저 알아야 한다. 자기 자신에게 충실”해야 하고 자기가 아닌 다른 무언가를 염원하거나 가장하는 것은 부질없다”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떠올리는 글귀이다. 내가 어렵풋이 본능적으로 생각했던 '나 자신의 삶'을 살자는 말을 영국의 석학이 학문과 체득을 통해 증명해 준 것이다. 물론 여전히 쉽지 않다. 그러나 나는 오늘도 이력서를 쓰는 마음으로 나에게 맞는 주관식 인생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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