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3개월이던 무렵, 친정엄마가 아기를 봐주러 오셨다. 나는 그날 마침 육아 휴직서를 내러 가야 했고, 그동안 시댁에서 조리를 했으니 참으로 오랜만에 엄마를 본 셈이다. 엄마는 일도 하는 데다 몸도 좋지 않아 자주 병원에 다녀야 해서 내 산후조리를 도와줄 수 없었다. 게다가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자주 오지도 않았다. 하지만 손자가 보고 싶었는지 매일 연락이 오곤 했다. 그러다 친정엄마를 본 아가는 어찌 그리 이쁜 웃음을 짓는지. 할머니는 손자의 매력에 빠져 '나 없을 때 데리고 도망가겠다'는 무시무시한 발언을 했다.
엄마는 언니와 나, 그리고 늦둥이 남동생을 키운 애셋 맘이다. 게다가 언니와 나는 연년생. 엄마는 독박육아러.
우리를 안고 아빠의 가게에 일도 도와주러 갔다고 한다. 아빠는 당시 자영업을 했기에 7시쯤 출근해서 밤 10시에 집으로 돌아왔다. (저런 스케줄에 초까탈스러운 나란 아기를 둘째로 키웠으니 내가 엄마였다면 산후우울증 걸렸을 듯)
육아난이도 높게 생긴 나의 어린시절
그래서 그럴까, 엄마가 우리를 키울 땐 예쁘긴 해도 정신이 없어서 어떻게 키웠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다 손자를 보니 너무나 이쁘다고.
나도 손자를 보면 그런 생각이 들까? 하지만 지금 손자까지 생각하기엔 너무나 세월이 많이 남았다.
어쨌든 그런 애셋맘 엄마는 내가 가진 육아템들을 보고선 "세월 좋아졌다"는 말을 연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