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승무원의 격리생활 <36일 차>
36일 차 (생활 속 거리두기 1일 차) - 4월 20일
532명 하선 예정 크루의
선내 격리 생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날이다.
오픈덱에서 보이는
다른 크루즈, 컨테이너, 고기잡이 배,
그리고 저 멀리 뿌옇게 보이는 빌딩과 산.
이 모든 것들이
아직은 신기하고 반갑기도 하면서 낯설을 때였다.
전날 저녁에는 객실 세팅만으로 끝났지만,
이날 아침부터는 식사 배달 및 그릇 회수 등
드라마가 시작되었다.
하루에 셀 수 없이 모두가 많이 쓰는 크루즈 영어
DRAMA
과장된, 괜히 야단법석인,
진실이 아닌, 보여주기 위한,
등의 의미로 굉장히 많이 쓰인다.
저녁 식사 배달을 마치고
친구들과 저녁 식사를 하러
레스토랑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탔다.
SOCIAL DISTANCING
Social.......... WHAT!?!?!?
WTF!?!?!?
다시 한번 강조하건대
마지막 육지에서 떠난 후 무려 36일 동안
972명 전원이
거리랑은 아예 거리가 멀게
밀착된 격리 생활을 해오며
감기 하나 없이 건강하게 지내왔는데
이제 와서!!
이제 와서 필리핀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한단다.
엘리베이터를 내려보니
다들 1~2미터는 떨어져서 줄을 서 있다.
밥도 작은 테이블에 혼자 앉아서 먹거나
커다란 테이블에 2명이 멀찌감치 떨어져 앉아있다.
술도 멀찌감치 떨어져 앉아서 마시고 있다.
아주 가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