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직장도 아니고, 첫날도 아니었다.
그는 묵묵히 일하는 스타일이었다.
말보단 행동으로, 조용히 버텨온 사람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무더운 여름날.
“야, 잔디밭 좀 깨끗이 치워봐.”
상사는 무심하게 한마디를 던졌다.
그는 아무 말 없이 장갑을 끼고,
풀숲으로 걸어 들어갔다.
35도 땡볕.
지열까지 더해져 공기는 숨이 막혔다.
잔디밭은 전쟁터였다.
잡초는 끝도 없이 자라 있었고,
땀은 폭포수처럼 쏟아졌고,
허리는 굽고, 마음은 점점 꺾여갔다.
그날, 그는 그렇게 하루 종일
'잡초 뽑기 담당자'가 되었다.
그리고 다음 날.
그는 출근하지 않았다.
MZ세대
요즘 애들 퇴사엔 다 이유가 있다.”
자리엔 아무도 없었고,
그가 쓰던 장갑만 구석에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사무실 복도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그 친구… 결국 사직서 냈대.”
지나가던 학생들에게
그가 남긴 마지막 한마디.
“얘들아, 공부 열심히 해라.
안 그러면 나처럼 된다…”
그는 욕하지 않았다.
소리 지르지도 않았다.
그냥, 사라졌다.
그 이후 그를 본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가 회사 뒷산 골프장에서
케디로 일하는 것을 봤다는 사람도 있고
또 다른 사람들은 그가 동네 뒷산 중턱을
개간을 해서 귀농의 길을 걸으며
논,밭에서 잡초를 뽑고 있었다는
소문만 무성했다
요즘 애들 퇴사엔 다 이유가 있다.” MZ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