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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여름 Jun 26. 2024

잠 못 이루는 밤

아니, 마음을 쉽게 열 수도 있을 것 같다는 말은 취소다.

그래, 사람 마음이 어디 그렇게 쉽게 열리겠는가.

더 꽁꽁 닫아버릴 거다.


생각보다 더 힘들다.

이 분과 맞춰가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직장에서 사람 때문에 스트레스받은 적이 거의 없는데, 매일이 스트레스다.

심지어 밤 잠을 설친다. 침대에 머리가 닿으면 5분 안에 잠들고 다음 날 아침 알람이 울리기 전까지 절대 깨지 않고 숙면을 취하는 내가.. 밤 잠을 설친다.

아침에 눈을 떠 핸드폰으로 시계를 보면 5시가 넘어 있어야 하는데, 3시도 채 되지 않아 한숨을 내쉰 밤이 몇 날 며칠인지 모르겠다.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어디서부터 어떻게 맞춰가야 할까.


왜 그분의 일이 자꾸 나한테 넘어오지?

왜 도움받는 걸 당연하게 여기지?


업무 시간 내내 이해되지 않는 마음에 '왜?'라는 단어가 머릿속을 떠다닌다.


그중 가장 이해되지 않는 것.

왜 충분히 고민해보지 않고, 찾아보지 않는 거지?

도대체 왜?


이 학교의 시스템이 처음이라 그렇겠지 이해하려고 해 봤다.

다른 분야에 처음 도전을 하는 것이니 얼마나 어려울까. 


하지만, 


질문이 1분에 하나씩 계속 날아온다.

익숙하지 않아 실수할까 두려운 마음이 있겠지만, 

그래도 손을 내밀기 전 충분히 찾아보고 조금 더 고민해 보면 좋을 텐데. 


늘 그렇듯

결국에 날 또 터뜨리는 건, 우릴 또 터뜨리는 건 태도였다.


돕고자 하는 우리의 배려가 무색하게 느껴진다. 

좀 더 노력하길 바라는 마음은 내 욕심일까?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벌써 또 지친다.


얼마나 더 많은 밤을 잠 못 이룬 채 지새우면 이전의 포근했던 밤을 되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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