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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숲정원 May 14. 2024

뽀송해지고 싶어


이끼처럼 축축하게 잠을 자고 싶어

졸음을 물리칠 수가 없어   

  

너는 손목을 그은 적 있다고 했지 그 자리에 문신을 그렸다고 했지 아무도 만나지 않는다고 누군가와 멀어지는 게 죽음 같다고 했지 빈 구석이 곰팡이를 빚어낸걸     

겁이 너로부터 뒷걸음쳤다

습기가 해일처럼 덮쳤다

햇살이 닿지 못한 자리의 생리는 어떠한가     


습기와 습기가 만나면 물이 되어 흐를까

고사리를 키워 볼까

젖은 자리에 내려앉는 빛의 꿈을 꾸다가

조용히 잠드는 습기가 되어간다     


이 졸음을 물리칠 수가 없어     


곰팡이에 뒷걸음치며

곰팡이를 안아줄

햇살을 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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