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끼처럼 축축하게 잠을 자고 싶어
졸음을 물리칠 수가 없어
너는 손목을 그은 적 있다고 했지 그 자리에 문신을 그렸다고 했지 아무도 만나지 않는다고 누군가와 멀어지는 게 죽음 같다고 했지 빈 구석이 곰팡이를 빚어낸걸
겁이 너로부터 뒷걸음쳤다
습기가 해일처럼 덮쳤다
햇살이 닿지 못한 자리의 생리는 어떠한가
습기와 습기가 만나면 물이 되어 흐를까
고사리를 키워 볼까
젖은 자리에 내려앉는 빛의 꿈을 꾸다가
조용히 잠드는 습기가 되어간다
이 졸음을 물리칠 수가 없어
곰팡이에 뒷걸음치며
곰팡이를 안아줄
햇살을 원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