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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미 Dec 02. 2019

제주 맛집 더 이상 추천 안 해

그래도 뭐든 하나는 하고 가

나 이번에 제주도 가는데 맛집 추천해줘


숱하게 오는 카카오 메시지다. 내 카카오 계정이 플러스 친구 '제주 맛집 추천'이 된 것 같다. 연간 무휴. 제주는 사계절 내내 지인이 온다. 친한 친구들부터 평소 연락하지 않던 고등학교 선생님까지 맛집을 묻는다. 그때마다 성심성의껏 뱃속의 추억을 되살려 맛집을 정리해준다. 추천하고 추천해도 맛집을 묻는 친구들은 끊이질 않는다. 반복되는 맛집 추천에서 벗어나고 싶은 내 마음은 이기적인 걸까. 오늘 부로 다짐한다. 제주 맛집 더 이상 추천 안 해!

제주 땅은 서울보다 3배 넓다. 한림 여행 계획을 세우는 여행자에게 서귀포에 있는 맛집을 추천해 줄 수는 없다. 그래서 나는 동서남북으로 나눠 맛집 리스트를 정리해준다.


맛이라는 건 지극히 주관적이다. 나는 고수처럼 향이 강한 음식을 피하며 술안주가 될 만한 음식을 좋아한다. 주로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고기나 한식을 추천한다. 메뉴 선택은 결국 여행자 마음이다. 매 끼니가 되면 기분과 상태에 따라 먹고 싶은 음식이 바뀐다. 회를 추천해줘도 고기 국수집을 찾아 떠날 거고, 전복 비빔밥을 추천해도 갈치조림을 먹으러 갈 것이다. 여행은 여행자의 것이니 내가 추천해준 식당에 가지 않더라도 존중한다.

음료도 맛있고 귤은 서비스. 성산 고성리안 카페

제주의 여행자들이 맛집을 제대로 찾아 가면 좋겠다. 제주에는 육지에서 접하기 힘든 음식이 많다. 전복 뚝배기, 톳 칼국수, 보말칼국수, 갈치조림, 고기국수, 그리고 해산물 요리까지 다양하다. 음식에 대한 관심과 맛집에 대한 팬심으로 "제주 맛집 추천해달라"는 말에 사명감을 갖고 신중과 힘을 다했다. 제주 맛집 추천에 은퇴를 선언했지만 막을 내릴지는 장담할 수 없다.


마지막은 제주 친구들과 함께 해보려 한다. 제주에   이상 살고 있는 로컬 여덟 명에게 물었다. "육지사람에게 제주도 맛집을   곳만 추천한다면?" 쭈꾸미, 분식, 고등어, 고기. 답변은 다양했다.

쭈꾸쭈꾸 쭈꾸미 - 서귀포, 쭈꾸미
해바라기분식 - 중앙로
고성리안 카페 - 성산
고등어쌈밥 - 성산
오롯(제주한식) - 제주시 아라동
상춘재 (제주한식) - 조천읍
숙성도(돼지고기) - 노형
바당길(제주한식) - 한림
아리텐동- 서귀포

오늘의 맛집 추천이 마지막이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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