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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미 Nov 29. 2019

지적, 자폐성, 지체, 뇌병변 뭐가 뭔지 모르겠죠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스포 있음)

근데 왜 저만 써비스 줘유?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마지막화에서 흥식은 동백에게 말한다. "동백씨. 근데 왜 저만 써비스 줘유?" 이상함을 직감한 시청자들은 발을 동동 굴렀다. '동백아 위험해!' 흥식에게 동백의 친절은 동정이었다. 자격지심으로 꽉 찬 그는 사람들을 오해한다. 오백 원을 '더럽다'며 받지 않는 여자, '무식해서' 아무것도 묻지 않는 초등학생을 죽인다. 흥식은 망상, 환각, 망각의 증세를 보이는 조현병 환자다. 조현병은 말 그대로 치료가 필요한 '병'이다. (조현병이 살인병이라는 오해도 있지만 아닙니다.)


조현병이 무엇인지 알았으니 이제 명칭도 비슷해 헷갈리는 지체, 지적, 자폐, 뇌병변 장애를 구분할 것이다. 익숙하지 않아 혼란스러울 뿐 알고 나면 쉽다. 지적 장애와 자폐 장애는 무슨 차이일까. 뇌병변 장애와 지체 장애를 가진 사람은 어떻다는 말인가. 무슨 말인지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봤다.


지체 장애 (Physical Disablilty)

지체 장애는 신체적 기능의 문제로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말한다. 손가락, 팔, 다리 등을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없거나 절단된 경우다. 한쪽 어깨 옆에 너풀거리는 옷이 있는 사람이나 휠체어를 타는 이들을 떠올리면 된다. 그 유명한 닉 부이치치와 스티브 호킹이 그 유명한 지체 장애인이다. 지체 장애는 뇌로 인해 나타나기도 한다.


뇌병변 장애 (Brain Lesions)

뇌가 몸을 통제해 휠체어에 앉는 사람들이 있다. 뇌병변 장애인이다. 사람마다 증상은 다르다. 조현병 환자처럼 정신병이 있는 것은 아니다. 뇌병변 장애인은 비장애인처럼 학업을 이어나갈 수 있다. 대학에서 만난 한 친구는 뇌병변 장애인이다. 다리를 저는 그녀는 학과에서 꽤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다. 졸업 논문을 쓰고 있으며 장애인 인권 기자로 활동한다.


이제 지적 장애와 자폐성 장애를 구분할 것이다. 둘은 정상적으로 발달이 이루어지지 않은 발달 장애다. 두 가지 장애를 동시에 나타나기도 하며 유형과 장애 정도가 모두 다르다. 비교해 말하자면 지적 장애는 낮은 지능으로 자기 일처리를 잘하지 못하나 사회성이 높다. 자폐성 장애는 지능이 높으나 사회성이 낮다.


지적 장애 (Intellectual Disability)

출처 : 네이버 그림

장애인 중 절반 이상은 지적 장애인이다. 지적 장애인은 IQ수준이 70 이하로 지능이 낮다. 먼저 지능이 아주 낮은 경우다. 이들은 과자 봉지를 뜯는 법을 알려주어도 한 시간 만에 잊는다. 감정 조절을 하지 못하고 상대방의 의도를 잘 파악하지 못해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 부모가 떠나면 아이가 혼자 경제적, 사회적 활동을 할 수 없어 국가책임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출처 : 네이버 그림

상대적으로 IQ 수준이 높은 가진 지적 장애인은 직업을 갖는다. 업무를 반복해 훈련하면 꼼꼼하게 처리한다. 이들과 대화할 때는 짧은 문장과 쉬운 단어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기업 피치 마켓은 지적 장애인을 '느린 학습자'라 부른다. 난독증이 있는 느린 학습자를 위해 쉬운 말로 책을 전하고 일상생활을 위한 안내서를 만든다. 안내서는 영화관, 병원, 지하철 등 이용 정보가 들어가 있다. 영화관에서 티켓을 사는 법, 팝콘을 주문하는 법을 그림과 말로 풀어냈다.


자폐성 장애 (Autistic Disorder)

출처 : 세계 자폐 인식의 날

기쁨, 슬픔, 아픔. 끝말잇기 끝판왕 단어로 쓰는 감정단어다. 자폐성 장애인은 상대방의 감정과 말투를 잘 파악하지 못한다. 상황에 관계없이 본인이 하고자 하는 것에 대한 행동력이 높다. 원통을 쌓으면 열심히 쌓아 올리고 그림을 그리면 열심히 그린다. 사람들이 말하는 자폐성 장애인의 천재성은 이런 것이 아닐까. 본인의 감정을 잘 표현하지도 못해 소통이 어렵다. 미술, 음악 등 자신을 이야기하는 활동을 하면 좋다. 자폐성 장애는 요즘 늘어나는 자폐성 스팩트럼 장애와 유사하다.


장애의 명칭은 사실 중요하지 않다. 명칭보다 설명이 좋다. "지적 장애에 지체 장애가 있어요"보다 "지적 능력이 낮고 휠체어를 타요"가 명확하지 않은가. 걷지 못하는 사람을 지체 장애라 이름 붙이는 것이 큰 의미가 있을까. 오히려 '지체 장애인'이라는 명칭이 이름이 되고 사람을 규정할까 봐 초조하다. 장애 유형에 대한 용어는 의학에서만 통용하면 좋겠다. 다 읽었는데 마지막에 이런 배신을 때려 미안하다. 그러나 장애 유형을 알아두면 장애를 이야기할 때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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