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하는 것들이 늘어나는 삶 Ep 19. 홀로

by 정여름



행운도 불운도 혼자 오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나는 유독 이 문장에서 마음에 남는 구석이 있었다. '혼자 오는 것'이라는 부분이다. 혼자 오지 않는다는 것은 어떤 일이든 '동반'하는 것이 있다는 것 아닌가? 행운이 또 다른 행운을 불러오고, 불운이 또 다른 불운을 불러올 수 있지만 행운이 불운을, 또는 불운이 행운을 부를 수도 있는 게 삶인 거 같아 유독 마음에 남은 이 문장을 읽고 또 읽었다.


그렇다면 살아가며 혼자 하는 것들이 익숙해지는 시절엔 행운도 불운도 혼자 올 수 있는 것일까? 살다 보면 기쁜 일도, 슬픈 일도, 결정도 혼자 하는 날이 있으니 말이다. 이는 능력이 되기도, 생존방법이 되기도 할 것이다. 그러다 보면 행운이 와도, 또는 불운이 와도 크게 들뜨거나 슬퍼하지 않고 그러려니 보낼 수 있을까? 그 순간, 행운도 불운도 혼자 오는 것이라 할 수 있을까? 혹은 감정이 크게 확장하지 않는 것에 불과한 것일지도 모른다.


나의 생각은 이렇게 끝이 보이지 않고 계속해서 꼬리를 문다. 실체가 보이지 않는 것은 이렇게도 크게 날 잡아 삼키곤 한다. '혼자 오는 것'이란 큰 파도에 탄 나는 지금 잔파도에 연연하고 있는가, 또는 자연스레 휩쓸려가고 있는가.



혼밥 레벨이 존재하듯, 혼자 하는 것들이 문화가 되어가고 있는 지금 감정의 원인이 동반하는지 아닌지가 그리 중요한 문제는 아니지만 그냥 문득 알고 싶었다. 우리의 감정이 흘러가는 현재와 미래만 집중해왔으니 말이다. 이렇게 생각해 보니 나는 고깃집도 혼자 갈 수 있는 혼밥 만렙인데, 감정에선 항상 이유를 찾아왔다. 최근 번아웃이 심하게 왔었는데, 나의 번아웃을 어떻게 해결하기 전에 어디서부터 온 것인지 그렇게 스스로를 들들 볶으며 이유를 강구했다. 본능적으로 나는 혼자 오지 않는 이유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저 문장 하나에 이렇게 많은 생각을 늘여놓으며 부정하고 있었다.



혼자 하는 것들이 익숙해졌다지만 익숙해진 것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냥 편해서도 이유가 되겠다. 함께해서 불편했던 경험이 있었으니 혼자가 편하다는 결론에 달했을 테니까. 이렇게 나는 또 완전하지 못한 스스로를 마주해 버렸다. 이렇게 스스로를 부정하고 나서야 직성이 풀려버리는 고약한 버릇을 또 꺼내어 보았다. 이렇게 반복하다 보면 나는 조금 더 성장할까? 혹은 또 절망의 한편이 더 무거워졌을까? 혼자 알 수 없는 감정에 늪에 빠져버렸다. 사랑은 모르겠고, 사람은 더 모르겠는 어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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