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는다는 것, 그리고 사랑한다는 것
내 얘기부터 시작하자면 내 인생에 있어 어른다운 어른들을 꽤 많이 옆에 두고 있다. 물론 그들의 지혜가 항상 나에게 도움이 되는 건 아니지만 최소한 최악의 길로 들어서지 않게 한다는 것쯤은 그들과 함께한 20년이 다 되어가는 함께하는 삶 동안 경험해 왔다. 조언이라는 건 참고할 뿐이지 전부가 아니라는 말을 건네며 상대방의 마음을 덜어주려 노력해 왔는데, 어른에겐 이런 건 크게 의미 없었다.
그저 나는 순수한 어린아이처럼 울어댔고 그들은 나를 위로했을 뿐이다. 살아가며 느낄 것이 순수하게 나의 상처를 드러내고 이를 위로해 준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게 되는 날들이 오게 되는데, 이럴 때마다 나는 내 곁의 어른들을 생각하며 다시 한번 감사하는 마음을 되뇌었다.
나의 어른들 중 일부는 암이라는 질병에 의해 먼저 이별했는데, 이들의 부모님과 자식분들과 이어지는 삶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특별할 거 하나 없다 생각한 내 삶엔 이렇게 길잡이와 동행자들이 있어왔다.
사람을 만나는 데 있어 사랑을 주는 법도 중요하지만 받는 법도 중요하단 걸 깨달았다. 온전히 사랑받는다는 것은 아주 귀한 것인데, 이 소중함을 행하는 법을 잘 모르는 경우가 꽤 많다는 걸 목격해 왔다.
나는 그때부터인가 남들이 기어코 주는 선의와 사랑을 마다하지 않고 살아가는 중이다. 그만큼 더 사랑할 수 있는 자신이 있어서다. 마음을 꼭 더 크게 갚을 필요는 없지만, 함께하는 감정이라는 것을 공유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나는 요즘에도 나의 어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그 사랑을 많은 이들에게 행하는 중이다. 그들이 나에게 알려준 삶의 태도는 결코 단순하지 않았다는 걸 깨닫는 날들이다. 그들이 날 사랑해 주고, 내가 다른 이들을 사랑함으로써 이 세상은 조금 더 따뜻해지는 중이다.
아, 그래서 요즘 이렇게 더운가?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