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괜찮아 (사실 아니야)
우리 엄마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O서방은 괜찮아질꺼야, 너무 걱정하지마. 당분간 네가 가장 노릇을 혼자서 할 테니 힘들어서 어쩌니”
시어머님이 듣는다면 매우 서운하시겠지만, 아픈 사위 걱정보다도 어깨가 무거워질 딸 걱정에 엄마는 마음이 무겁다. 어쩌겠어, 아무리 그래도 내새끼가 먼저 인걸.
“선생님, 한주동안 잘 지내셨어요? 남편분은 어떠세요? 선생님 너무 안쓰러워요.”
“OO엄마, 어찌 지내요? 내가 OO엄마 걱정이 되서. 시간 내봐요, 내가 밥이라도 사줄께”
남편의 마음에 병이 오면서, 휴직을 하게 되고 그에 대한 여파로 내가 실질적인 가장이 되었다. 경제적으로도 당분간은 내 소득만으로 가정을 꾸리게 되었고, 남편은 까칠한 칼날 같은 성격마저 무뎌지며, 내가 케어해야 할 또 다른 가족 구성원이 되어버렸다.
주위 사람들과 나의 힘듦을 나누면서 많은 위로를 받고 따뜻함을 느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걱정해주는 그들에게 반복적으로 괜찮다고 응답하였었다.
어제 기도제목을 나누는 모임에서 나는 꾹꾹 눌러 놓았던 나의 힘듦이 터지면서 눈물도 같이 터져버렸다.
울면서도, 목이 메이면서도 나는 미련스럽게 말했다.
“ 저는 괜찮아요, 남편이 걱정이죠. 정말 괜찮아요.”
나는 전혀 괜찮지 않았다.
가족에게, 친구에게, 지인들에게 걱정이, 짐이 되고 싶지 않은 자존심인지, 미련스러움에서 나오는 습관성
"괜찮아"인지 모르겠다.
그러나 내 마음 속에는 흔들리지 않는 믿음이 있다.
“여보, 이번 일이 우리에게 다른, 새로운 문이 열리는 기회가 될거야. 두려워 하지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