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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독 바다청년 Jan 26. 2022

독일에서의 정착기 IV

모든 행정 업무의 끝

토종 한국인, 타지 생활 적응: 모든 행정 업무의 끝.


한 달 반쯤 됐나, 독일 관청으로부터 거주 허가가 나왔다. 그전까지만 해도 독일 밖을 나갈 수 없는 몸이었는데, 이젠 합법적으로 출입국이 가능하게 되었다.


그리고 오늘은, 기나긴 기다림 끝에 운전면허가 나왔다. 오늘부로, 법적으로 독일에서 운전할 수 있게 되었다. 한국 운전면허에다가 번역 공증한 걸 내고, 독일 것으로 교환했는데, 대부분 한국 돌아가서 운전면허 분실했다고 다시 발급받는다고 한다. 사람들도 참 똑똑하다.

그나저나 4달이 지난 지금에도, 이곳의 신호체계나, 중앙선도 흰색이라 적응이 안 되는 건 물론이고, 고속도로에 가로등 하나 없고, 길도 잘 모르니,, 21세기가 훌쩍 지난 지금에도 스틱 차가 대부분인 것도 기가 막힐 노릇이다.


무엇보다 돈이 없어서 운전할 일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애들한테 운전면허 나왔다고 자랑하니, 이태리 친구가 독일 친구에게 “네 차 법적으로 훔쳐 탈 수 있다.”고 조심하란다. 그래서 말인데, 조만간 부자 독일인의 차를 타고 운전연습이나 해야겠다. 독일인은 매번 부지런히 번역기를 돌려서 읽는데, 반응이 궁금하다.


4달 전, 처음 도착했을 땐, 여러 행정 업무에, 집 알아본다고 영어 안 쓰고 독일어만 써서 좀 늘었나 싶었더니, 마트랑 음식점 갈 때를 제외하곤 독일어를 쓸 일이 거의 없으니. 오히려 지금은 퇴화했다. 오랜만에 관청에 가서 뭔 소리인지 못 알아먹고, 바보가 되었다. 이렇게 생활하다가는 몇 년을 살아도 까막눈의 수준에서 못 벗어나지, 싶다.


그래서 앞으로 독일 친구들과는 독일어로 대화하기로 했다. 언제까지 가능할지는 모르겠다만, 이런 조그만 실천 하나하나가 나중에 큰 결과물로 돌아오지 않겠냐는 희망이랄까.


어찌됐든 좌충우돌 독일 적응기는 이 정도로 정리하도록 한다. 적응기라고 하기엔 이젠 시간이 좀 지났지, 싶다. 또 살다 보면 어려움이 오겠지만, 일단은 생각했던 모든 필요한 업무는 다 봤다.


앞으론 더 희망차고 밝은 미래가 함께하길 소망해보자. 해피 뉴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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