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오르막길은 없단다

by 니콜

고3의 첫 시험인 3월 모의고사를 보는 날이라서 그런가? 어제는 엄마도 아침부터 긴장이 많이 되었단다.

시험을 잘 보고 있으려나 걱정하고 있던 차에 핸드폰에 뜬 너의 카톡 첫 메시지

"엄마 국어 왤케 어려워?"

괜찮다며, 2교시는 차분히 잘 보라며 답을 보낸 후 기다린 두 번째 메시지

"엄마, 수학도 어려웠음"

그리고, 마지막에 온 세 번째 메시지

"아.. 어쩌지?? 영어 2 뜰 것 같아"

그 순간 엄마도 일하다 말고 책상에 머리를 박고 한참을 있었던 것 같아. 너의 시험 점수가 실망스러워서 그런 거냐고?

아니, 엄마는 네가 방학 동안 혼자서 얼마나 열심히 공부해 왔는지 알기 때문에 혹시라도 시험 결과가 좋지 않아서 네가 지치고, 힘들어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되어서였어.

그런데, 저녁에 카톡으로 최종 등급 결과와 함께 네가 보낸 메시지를 보면서 엄마는 스스로 참 많이 반성했단다.


"세상과 단절할 거야..ㅎㅎㅎ 진짜 이제부터 공부만 해야지!!!"

이렇게 마음이 단단한 딸인데, 행여나 '마음이 흔들리지는 않을까?''좌절해서 포기하지는 않을까?' 마음 조리고 있었던 자신이 얼마나 바보같이 느껴지던지...

그런데 메시지를 다시 읽으려니 갑자기 눈물이 왈칵 쏟아지지 뭐야.

19살의 꽃 같은 아이들이 세상과 단절을 선언하며 좁디 좁은 면학실에 스스로 갖혀 사는 삶을 응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참으로 속상하게 느껴지더구나.

엄마 세대에서 이러한 교육 환경을 바꾸지 못함이 미안하고, 세상과 단절을 선언한 너에게 '그러지 않아도 돼. 좀 쉬어가며 해도 괜찮아'라는 말을 해주지 못해서 미안하고, 마음이 안 좋을 텐데도 애써 'ㅎㅎㅎ'를 넣어가며 괜찮음을 표현해 준 너의 마음이 고마워서 울컥했던 것 같아.


그런데 규연아!

오르막길이 영원히 지속되는 삶은 없단다. 오르막길 끝에는 반드시 내리막길, 평지길, 그런 휴식 같은 공간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거 잊지 마.

언젠가 이 놈의 입시는 끝날 것이고, 좁은 면학실에서 나와 활짝 웃는 날이 곧 올 거야.

끝이 보이는 입시의 판에서 조금만 더 힘을 내서 나아가 보자꾸나!


- 너무나 근사한 딸이 있음에 감사한 엄마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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