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는 삶을 위한 일 년] Day-46

제4강. 단편소설과 초단편소설 쓰기_집 찾는 길고양이 5

by SUN KIM

소소는 다음 날 활기차게 몸을 일으켰다. 새로운 주인과 집을 찾아 떠나보려는 마음에 들떠 있었다. 소소는 늦잠을 자는 대대를 다그치기까지 했다. 소소는 대대에게 말했다.

"대대야, 우리 바빠, 그렇게 늘어져 있을 시간이 없어!"

대대는 소소의 말을 듣고 어슬렁 몸을 일으켜 세웠다. 마지못해 일어나 주위 웅덩이에서 물을 핥아 먹고는 소소 앞에 섰다.

"가자, 소소야. 나 준비됐어."

대대는 소소에게 씩 웃어 보였다.

소소는 대대를 대동하고 슬레이트 지붕을 내려갔다. 소소는 과거의 집들을 떠올리며, 주인을 먼저 알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저 멀리서 사람이 보였다. 그 사람은 길거리에 놓인 동그란 그릇에 물을 담고 있었다. 소소는 저 그릇에서 목을 축였던 걸 기억해냈다. 눈을 반짝거리며 대대를 쳐다봤다. 대대도 무슨 뜻인지 알겠다는 듯 소소를 쳐다보며 말했다.

"저 사람.. 우리 먹을 물을 놓는 사람인 것 같아. 저 사람을 따라가 볼까?"

소소는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소소와 대대는 그 사람에게 다가가 두 다리 사이를 쓱쓱 지나다녔다. 그 사람은 작은 캡 모자를 쓰고 야구 점퍼를 입고 있었다. 턱에는 수염이 덥수룩했지만 마음씨 좋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두 고양이가 다가와 자신의 다리를 가지고 장난을 치니 귀엽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헤이, 얘들아, 안녕? 너희 물 먹으러 왔구나? 여기 물 있어. 마음껏 먹으렴."

하지만 소소와 대대는 물을 원하는 것이 아니었다. 주인을 원했다.

고양이들이 물을 먹지 않으니, 그 사람은 적지 않게 실망한 것 같았다.

"왜 물을 안 먹어? 목이 안 마른가 보구나. 그럼 나중에 마시렴~."

그 사람은 자리를 뜨려 했다. 소소와 대대는 얼른 '캡 모자'의 뒤를 졸졸 따라가기 시작했다. 소소와 대대가 따라오자 '캡 모자'는 갸우뚱한 얼굴을 했지만, 이내 웃음을 짓고는 가던 길을 갔다. 그렇게 10분이 흘렀다. 그때까지 두 고양이가 따라오니 '캡 모자'는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얘들아, 어디까지 따라올 거니...?"

'캡 모자'는 두 고양이의 답이 듣고 싶었지만, 고양이 말을 할 수가 없어 답답했다. 두 고양이는 계속 '캡 모자'의 주위를 맴돌기만 할 뿐이었다.

"혹시, 나와 함께 가고 싶은 거니..?"

대대와 소소는 기회다 싶어 '캡 모자'의 다리에 얼굴을 비벼댔다.

"그렇구나.. 얘들아. 그런데 난 너희와 함께 살 수가 없단다."

대대와 소소는 서로를 쳐다보았다. 분명 고양이를 좋아하고, 우리를 위해 물까지 떠다 놓는 사람이 왜 같이 살 수는 없다는 걸까. 의아했다. 대대와 소소의 표정을 잃은 듯이 '캡 모자'는 말했다.

"얘들아, 나는 물을 줄 수는 있지만, 너희에게 잘 곳과 먹을 것을 제대로 줄 수가 없단다. 내 공간은 너무 좁고 너희를 책임질 만큼 경제적으로 여유롭지가 않단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물을 주는 것 까지란다. 돈이 들지 않거든."

대대와 소소는 돈이 무엇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같이 살지는 못한다는 말을 알아들었다. '캡 모자'는 계속 말했다.

"난 고양이를 무척 좋아하지만, 기를 수 있을 만큼 여유가 되지 않는단다. 나보다 더 좋은 주인을 만나야 해."

대대와 소소는 더 좋은 주인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 사람이 주인이 될 수 없다는 사실에 꽤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이 사람은 물까지만 줄 수 있는 사람이었다. 대대와 소소는 슬픈 눈으로 서로를 쳐다보았다.

"이 사람은 주인이 될 생각이 없나 봐"

대대의 말에 소소도 고개를 끄덕였다. '주인이 되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인가'라고 생각했다. 둘 다 실망했지만, 어쩔 수가 없는 일이었다. 주인이 되기를 강요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대대와 소소는 '캡 모자'의 다리를 빠져나와 더 이상 그를 따라가지 않았다.

그렇게 덩그러니 길거리에 다시 대대와 소소가 남았다.



2019년 02월 20일 수요일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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