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는 삶을 위한 일 년] Day-49

제4강. 단편소설과 초단편소설 쓰기_집 찾는 길고양이 7

by SUN KIM

소소와 대대는 아침부터 일찍 서둘렀다. 가야할 집이 많았기 때문이다. 계획했던 방향으로 바삐 걸어가 마을을 돌기 시작했다. 마을에는 10채 정도의 집이 있을 정도로 작았다. 각 집은 작은 테라스와 앞마당이 있었고, 거의 같은 모양의 지붕과 대문 모양을 가지고 있었다. 크기도 같았다. 안쪽은 들어가보기 전에는 알 수가 없었지만, 대대와 소소는 왠지 모두들 네모 반듯한 얼굴을 가졌을 거라는 상상을 할 정도였다.

기이할 정도로 거리에 사람이 없었다. 밖으로 나와 뛰어노는 아이도 보이지 않았다. 너무나 조용한 나머지 소소와 대대의 발소리가 울릴 정도였다. 한 집씩 대문 앞을 어슬렁 거려 보았다. 집 안에서는 커튼이 휙 하고 열렸다 닫히는 소리가 났다. 하지만 사람 얼굴은 보이지가 않았다. 대대와 소소는 참으로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이 다 어디에 있을까?"

"글쎄..집 안에 있는 것 같기는 해.."

소소와 대대는 갸우뚱 거렸다. 10채의 집을 다 도는 동안 길고양이를 보러 대문을 여는 집은 없었다. 대대와 소소는 풀이 죽었다. 소소는 이젠 어디로 가야할 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마을에 있는 조그마한 공터를 향해 걸어갔다. 그런데 그 곳에 한 아이가 있었다.

"어? 저 아이는 혼자 놀고 있네?"

"우리가 같이 놀아줄까?"

"그러자!"

대대와 소소는 이야기를 나누며 아이에게 다가갔다. 아이는 작대기로 바닥에 줄을 긋는 듯 했다. 그림을 그리지는 않고 작대기로 같은 자리에 계속 선을 그을 뿐이었다. 용기있게 소소가 아이의 잣대기 옆으로 다가갔다. 아이는 흠칫 놀랐다. 그리고는 고개를 들어 소소를 쳐다보았다. 대대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싶어서 한 발짝 물러서 있었다.

아이는 소소가 마음에 드는 모양이었다. 쌩긋하고 웃음을 지어 보이더니, 소소를 한 손을 뻗어 만져보려 했다. 소소는 자리에 서서 가만히 아이의 손을 지켜보고 있었다. 가만히 있는 소소가 신기했는지 아이는 소소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었다.

그 순간, 저 멀리서 누군가가 아이를 불렀다.

"레이야, 거기서 뭐하니?"

빠른 걸음으로 다가온 사람은 아이의 엄마였다. 엄마는 소소와 대대를 보고 얼굴을 찡그렸다.

"레이야, 가자, 집에!"

아이의 손을 잡아끌었다. 그런데 아이가 움직이지 않았다. 꼼짝하지 않고 소소를 보고 있었다. 아이의 엄마는 한 숨을 내쉬며 아이를 달래보려고 했다.

"레이야, 이 고양이는 길고양이야. 여기에 놔두고 가야해."

아이는 엄마의 말이 들리는지 들리지 않는지 꼼짝하지 않고 소소만 바라볼 뿐이었다. 아이의 엄마는 고민에 빠진 듯 했다.

"레이야, 고양이가 마음에 드니?"

아이는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두 마리는 못 데리고 가. 우리 한 마리만 데리고 가자."

아이의 눈빛이 대대를 보며 흔들렸지만, 곧 소소를 보고 얼굴이 밝아졌다. 당황한 건 소소와 대대였다. 한 번도 함께 가지 못할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소소는 그 순간 결정을 해야 했다. 대대와 함께 돌아갈 것인가, 새주인과 함께 갈 것인가. 그 순간 대대가 말했다.

"소소야, 너 주인을 원했잖아. 같이 가. 너가 정말 그걸 원한다면 말이야. 난 너무나 슬프지만, 너가 행복하다면 괜찮을 것 같아. 난 늘 슬레이트 지붕 위에 있을거야. 걱정마."

대대의 말에 소소는 혼란스러웠지만, 짧은 시간에 아이의 엄마는 소소를 낚아채 손에 들었다. 그리고 아이의 손을 잡고 걸어가기 시작했다.

소소는 멀어져가는 대대를 보며 말했다.

"대대, 나 보러 올거지? 어느 집인지 꼭 기억해! 곧 아이가 너도 같이 살자고 할거야!"

대대는 가만히 소소가 가는 방향을 지켜보았다. 아이의 엄마가 눈치채지 못 하도록 살금살금 뒤따라 집의 위치를 기억해뒀다. 그리고는 슬레이트 지붕으로 돌아가 잠을 청했다. 그날따라 몹시 추웠다.



2019년 02월 23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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