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는 삶을 위한 일 년] Day-50

제4강. 단편소설과 초단편소설 쓰기_집 찾는 길고양이 8

by SUN KIM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대대와 소소가 다른 장소에 살게 된 것이.

소소는 아이 엄마의 손에 잡혀 함께 집 안으로 들어섰다. 네모 반듯한 집에 들어서니 네모 반듯한 탁자와 의자가 거실에 놓여 있었다. 네모난 양탄자와 동그란 벽난로가 있었다. 소소는 집이 마음에 들었다. 슬레이트 지붕보다는 따뜻한 것 같았다. 대대에게는 미안하지만 왠지 잘한 결정 같았다.

엄마의 손에 이끌려 온 아이는 집 안에 들어서자 거실 바닥에 가만히 앉았다. 아이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벽난로만 바라보았다. 소소는 살짝 다가가 아이 옆을 빙그르르 돌았다. 아이는 소소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움직임이 없이 쳐다보기만 했다.

그 순간 아이의 엄마는 다시 소소를 낚아채 욕실로 들어갔다. 목욕이라는 걸 처음 겪은 소소는 머리가 어지러웠다. 자신이 아닌 것 같은 기분이었다. 뜨거운 바람이 나오는 물건으로 자기를 쏘아대는 것도 생소했다. 하지만 가장 이상했던 건 대대가 없다는 사실이었다.

아이는 가끔 살짝 소소를 만지기만 했다. 아이는 통 말이 없었다. 아이의 엄마는 계속해서 아이에게 질문하고 다그치는 것 같았다. 아이는 소소가 움직일 때만 아주 잠시 쳐다보고나 손을 내밀다가 이내 조용히 앉아 있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났다.

소소는 시간이 지나면 아이의 엄마도 조금씩 변할 거라고 생각했다. 아이는 가끔씩 웃음을 보였지만, 아이의 엄마는 여전히 못마땅한 얼굴로 소소를 쳐다보았다. 크게 변한 것은 없었다. 단지 소소가 이 집에 산다는 사실 이외에는.

날이 갈 수록 소소는 창밖을 내다 보는 횟수가 많아졌다. 대대가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대대가 보이지 않자 소소는 실망한 마음에 소파에 몸을 비벼댔다. 사실 대대는 소소가 보지 못하는 곳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소소가 잘 지내는지 보고 싶어서 견딜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전과 같지 않게 하얘진 소소를 보니, 대대는 소소가 잘 지내는가 싶다가도 표정이 그리 밝지 않은걸 멀리서 보고는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런 소소를 보고 오면 하루종일 기분이 들쑥날쑥했다.

소소가 소파에 몸을 비벼대는 횟수가 늘어나자 아이의 엄마는 아이한테 하는 것처럼 소소를 다그치기 시작했다.

"너 이 길고양이, 내가 소파에 올라가지 말랬지!"

소소는 이름이 없었다. 계속 길고양이일 뿐이었다. 이 집은 커다랗고 공간도 넓고 따듯했지만, 소소는 왠지 따뜻한 기분을 느낄 수가 없었다. 네모 반듯한 모든 것들이 점점 크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2019년 02월 24일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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