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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하루의 의미

by Momanf
아침에 눈을 뜨면 하루라는 선물 바구니 하나를 하나님께 받는다.


그 바구니를 열어보면 온갖 소재가 가득 들어차있다.

만들기 소재처럼 핀도 있고 풀도 색종이도 가위도 파이프 클리너도 있고 리본도 있고 나뭇가지도 있고 솔방울도 있고 꽃도 있고 천도 있고 붙이는 눈도 있고 다양하다.

하루라는 일상에서 내게 일어나는 모든 사건이 이 재료다.

아이가 갑자기 아프다고 하고 오래 연락하지 못한 친구가 전화가 온다. 남편이랑 데이트를 하다가 싸우기도 하고 친구가 문자로 위로도 해준다. 어떤 사람이 내 인사를 받지 않고 지나치기도 하고 내가 못 본 체 하며 지나가기도 한다. 낯선 사람이 무엇인가 물어보거나 차 사고가 날 뻔해 간을 쓸어내리기도 한다. 갑자기 약속이 취소가 되기도 하고 바빠서 못할 것 같은 일을 할 수도 있게 된다.


매일 우리는 주님께 하루라는 선물 박스를 선물 받고 수많은 사건과 상황 사람이라는 재료가 그 속에 들어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 재료들을 이리저리 창조적으로 무엇인가 만들어 내는 것은 오로지 우리의 재량이다. 그 재료들은 좋은 것이라는 둥, 나쁜 것이라는 둥의 기준이 없다.

좋은 일이다, 나쁜 일이다, 아, 이런 게 있었음 내가 생각하는 걸 만드는데 더 유리할 텐데 그런 기대는 모두 다 우리의 기준이고 우리의 기대일 뿐이다. 우리가 내면에 갈등을 겪고 사는 것은 끊임없는 이런 판단 때문이다.

'이래서 싫어. 아, 이래서 다행이다. 그 사람이 이것을 좀 도와주지. 아, 저 문제는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좀 처리했으면 좋겠어. 난 싫어. 난 하고 싶어.'

이것은 순전히 우리의 기준이다.


주님은 너무도 공평하게 각자의 하루라는 바구니 안에 매일 다양한 재료를 넣어 주신다.

무엇이든 주어진 대로 재밌게 만들어 볼 수 있다. 조금 우스꽝스럽게 만드는 날도 있고 내가 생각해도 너무 멋진 작품이 되는 날도 있고 누구에게 보여주기 싫은 초라한 날도 있을 수 있지만. 그것 또한 나의 평가일 뿐이다.

그 바구니에 무엇이든 만들어 고이 담아 잠들기 전에 주님께 바친다.


우리는 주님께서 소재인 일상으로 주님께 돌려드리는 선물을 만들어 하루라는 바구니 안에 정성 들여 넣어 주님께 바치는 것이다.

주님께 일상을 엮어 선물로 만들어 드린다고 생각한다면 그 어느 한 가지의 소재도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모든 것이 깊은 의미 있는 작품이 되고 이야기가 된다.

각각의 하루는 그런 의미에서 선물이 되는 것이다.


하나님께 드리는 선물의 재료에겐 무엇이든 감사의 의미가 부여된다. 하나님이 주셨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늘 하루는 어떤 스토리나 작품으로 엮어냈는지 주님께 그 하루를 설명하고 주님의 감상평으로 하루를 마무리 함으로 그 선물 바구니를 완성해 돌려 드리는 것.

그것이 하루를 마감하는 자세다.

그것이 '하루'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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