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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데이수 Jan 02. 2021

<팬데믹 다이어리> 에필로그

12월, 2020년을 마무리하며.

<팬데믹 다이어리>는 일본 도쿄에 혼자 살면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선데이수가 보낸 2020년의 기록입니다. 팬데믹의 해 2020년을 보내며, 지극히 평범하지만 평범할 수 없는 우리들의 일상을 나눠보려고 합니다.






12월의 마지막 주에 쓰기 시작했던 <팬데믹 다이어리>, 어느덧 마지막 편이네요. 에필로그를 겸해서 마무리해보려고 합니다.


먼저,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선데이수의 기록을 읽으시면서 “올해 이런 일이 있었지 참” 이라고 한 번쯤 돌아볼 수 있으셨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렇게 돌아 본 어제의 나날들 속에서 조금쯤은 따스한 기억을 찾아낼 수 있으셨기를.


2020년에 대해 쓰다보니, 이게 대체 내 이야기를 쓰는건지 내가 사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쓰는건지 헷갈리는 지점들이 있더군요. 나의 4월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반드시 일본판 락다운 조치인 ‘긴급사태 선언’에 대해 이야기해야 하고, 나의 9월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반드시 7~8월에 비해 9월에 일본의 일일 확진자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는 점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 하고. 뭐 이런 식이었습니다. 그만큼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 우리 모두가 외부환경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았지 않나 생각해보았습니다.


한편으로는 코로나 때문에 우리가 서로에게서 멀어져 ‘거리두기’를 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코로나 라는 공통의 위기에 맞닥뜨려 서로와 더 깊이 공감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은 아닐까 하고요.





선데이수에게도 올 한 해가 쉽지는 않았어요. 한국에 있는 가족들, 친구들, 연인을 만나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힘든 점이 많이 있었구요. 외로운 저녁시간을 혼술로 보내다가 덜컥 위염이 와서 일년 내내 고생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 정도는 타격이라고 부를 수도 없을 정도로, 코로나가 우리 삶의 많은 부분에 영향을 미쳤죠. 당장 코로나에 걸리지 않더라도 코로나 시대에 어디 하나 아픈 곳이 있는 분들은 병원에 입원하기까지 수속도 더 복잡해지고, 가족들이 병원에 방문하기가 어려워 져 외롭게 시간을 보내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또 자영업이나 여행 숙박 등 코로나의 직격탄을 받은 업계에 계신 분들은 당장 코로나로 생계가 생계가 어려워지셨을 거고요, 당장 선데이수의 주위에도 올해 취업이나 각종 시험을 준비하다가 갑자기 상황이 어려워져 답답한 1년을 보낸 친구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밝고 희망적인 이야기만 공유하면 또 모르겠는데, 선데이수가 겪었던 어려움을 공유하려고 보니 좀 망설여지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나보다 훨씬 힘들었던 분들이 많이 있을텐데. 내가 요만큼 힘들었다는 이야기를 나눠도 될까 라는 생각도 들고요.


그럼에도 용기를 내 보았던 건, 우리 모두에게 찾아 온 코로나라는 공통의 위기 속에서 “나는 이렇게 지냈어요”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서였습니다. 그 안에는 희망도 절망도 있고, 뿌듯했던 또는 한심했던 이야기도 있습니다.


답답했던 2020년을 “다신 보지 말자”라고 발로 뻥 차 버리고 싶은 마음도 물론 있지만, 그래도 내 인생의 소중한 시간이니까 좋은 건 좋은 대로 나쁜 건 나쁜 대로 기억의 한 구석에 저장해둘 수 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이 글을 읽어주신 여러분들께도 이런 마음이 조금은 전달되었기를 바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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