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녹는다
2008. 02. 14 / 마음이 녹는다
짱 하게 추운 날이지만 맑은 햇살이라 용서해 줘야지. 오후에 학교 앞에서 작은 아이와 만나기로 했다. 오랜만에 집을 나섰다. 나뭇가지에 감쪽같이 숨어있는 참새떼들이 나뭇잎처럼 나풀거린다. 슬쩍 얼어붙은 강바닥에 수군대듯 스르르르 몰려다니는 오리들까지. 이런 풍경들이 오랜만이다.
아이를 만나 점심을 먹고 나면 시장부터 가야지. 부실한 밥상이 미안해서 사야 할 것이 많다. 부지런히 나와 있을 봄나물을 만나면 꼭 사 와야지! 하며 걸으니 마음이 슬슬 봄눈처럼 녹는다.
2008. 02. 24 / 봄
더 이상 눈이 부셔 잠자기는 틀렸다. 이쁜 짓 한다고 창문마다 블라인드를 걷어 올린 아이 덕분이다. 마루엔 햇살 담요가 쫙 깔리고 전봇대 위로 소풍 나온 참새들이 수선을 떤다. 두더지가 들락이던 딱딱한 밭 자락은 이웃 할아버지의 관리기가 느릿느릿 지나가도 홀랑홀랑 뒤집혀 고슬고슬해졌다. 이번 봄 할아버지의 밭에선 파릇한 싹이 일등으로 돋을 것이다.
여기 우리 동네부터 봄은 오는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