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그늘에 기대고 앉았다. 퐁퐁 노랑꽃이 피고 지던 아삭아삭한 오이도 이젠 끝인가! 미처 다 자라지 못한 채 바싹 마른 이파리 사이론 뭉툭한 황금 색 오이만 주렁주렁 매달렸다. 세대교체하듯 동부콩 줄기도 기어오른다. 밥할 때 넣으면 구수하고 달기에 올해 처음 심은 동부 콩이다. 엄지손톱만 한 보라색 꽃이 나비처럼 앉았다가 장난감 칼 같은 기다란 콩 꼬투리가 쪼르륵 매달린다. 가을이 오기 전에 챙 챙 챙~ 칼싸움 좀 할 수 있겠다. 아침에 페츄리아 화분에 슬쩍 걸쳐 둔 운동화가 땡볕에 뽀얗게 마르는 동안 나무 그늘엔 선선한 바람이 불었다. '아! 설마 가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