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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갑자기 아이와 못 만나게 된다면..

휠체어타고 아이를 만나다.

by 꿈꾸는댄서

그때는 코로나 상황이 너무 심해서 엠뷸런스에 실려가 입원한 이후로 한 달 넘게 아이를 아예 못 만났다.


병실에서의 면회는 금지였고, 보호자도 PCR검사 음성인 한 사람만 가능했으며, 보호자를 교대해야 할 때도 다음 사람 PCR검사 결과가 나와야 교대가 가능했었다.


나는 휠체어를 탈 수 있게 되어 병원 건물 밖으로 나갈 수 있게 된 다음에야 아이를 만날 수 있었다.

만나기 며칠 전 부터 마인드 컨트롤 한다고 했지만, 아이 얼굴을 보자마자 하염없이 눈물이 났다.

너무 미안하고 또 미안한 마음만 들어서...


엄마가 뷸런스에 실려가는 모습을 보면 아이가 충격받을까봐 뽀로로 틀어주고 방에서 못 나오게 했었다.

매일 살 부비며 같이 지내다가

이렇게 갑자기 떨어져 만나지도, 만지지도 못하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한 달여 만에 만난 아이는 환자복을 입고 휠체어를 탄 엄마 모습에 어리둥절한 듯 했지만, 시간이 좀 지나자 휠체어를 신기해하며 밀어보기도하고 너무나도 해맑게 웃어보이기도 했다.


한창 엄마를 필요로 하는 나이에

그것도 새 학기가 시작된 3월에 이렇게 되어버려서 어린이집에 내 상태를 전할 때도 마음이 너무 좋지 않았었다.


아이의 담임 선생님과 통화 하면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병원 침대에 누운채로 펑펑 울었던 기억이난다.


초반엔 영상 통화도 몇 번 했던 것 같은데 잘 기억이 나지않는다.

무엇보다 내가 울면서 통화를 하고 싶지않아서, 일부러 영상 통화를 많이 걸지 않았다.


그즈음에 큰 형님(그때 남편 누나 두 분도 주말에 아이를 봐주셨다.)께서 아이봐주러 오셔서

"ㅇㅇ가 영상통화하는 거 좀 슬퍼하는것 같아."라고 하셨다.

그렇다면 더욱 영상이 아닌 밝은 목소리만으로 통화만 짧게 하자고 생각했었다.


2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친정 엄마랑 얘기하다가 그것에 관련해 정확히 듣게 되었다.


그 때 갓 5살이 된 아이가

"나는 영상 통화 싫어요! 직접 엄마 만나고싶어요." 라고 너무 명확하게 말로 표현을 해서 온 가족들이 깜짝 놀라면서도 마음이 많이 아팠었다고 한다.


그걸 듣는 순간,

어린 것이 엄마가 얼마나 보고 싶고

만지고 싶었을까.. 마음이 아려서

아이 앞에서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눈물을 보고 친정 엄마도 눈물이 왈칵.


이는 놀라서 그런 외할머니와 나를 번갈아 보았다.

"엄마가 그 때 생각나서 그래.

우리 oo가 얼마나 엄마가 보고싶었으면 그랬을까 싶기도 하고, 엄마가 아파서 oo 못봐서 슬펐기도 했어서~

지금은 보다시피 많이 괜찮아.

oo도 그 때 슬펐어?너도 많이 힘들었겠구나."

하며 눈물을 훔치고 아이를 꼬옥 안아주었다.


너의 곁에서 니가 커가는 걸 오래오래 볼 수 있다면 좋을텐데..

평생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니

엄마가 약도 잘 챙겨먹고, 운동도 끝까지 놓지 않을께. 앞으로 대소변도 나아지고, 죽는 그날까지 걸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사랑한다. 내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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