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좀 말아주소

희망이 자라기도 전에 묻어버리지 좀 말아주소

by 쵸이



뭐라 해야 할까

빛나는 이들을 바라보며

나도 빛나보고 싶다 하는 생각이

그리도 나쁜 생각인가


생각을 내뱉기도 전에 보이는 눈치는

원하는 마음조차 속이며

바라는 것들을 내쳐

빛나려던 색들조차 바래지게 하는 건 아닐까


어디에 태어나 어찌 살지 정하지 못하면서

살아가며 무엇이나 되기를 바라는 게 오만일까


아니면 누구처럼 운이 좋아 벽 위를 노닐 듯

운이 좋아 잘 될지는 또 누가 알겠는가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사는 데

저기서 빛나는 이들은 셀 수 있을 만큼 있으니

그조차도 내게 적당히 돌아가라 말하는 듯싶으나

이제는 어쩌면 빛나는 것보다는

보여지는 것보다는


그냥 한다는 게, 해본다는 게

너무나 어렵고 큰 모험이 되어버린 현실에

어차피 어릴 적 위험한 모험을 떠나보고 싶다던

소년이었지 않은가 하며

들리지 않을 만큼 작은 한숨 내쉬다가

털고 일어나 그래 해보자 하며

나아갈 원동력이 되어본다


그거라도 마음에 담아두고 돌아갈 수 없을지 모를 길을 걸어본다

어차피 인생이란 돌아갈 수 없는 길이라고 되뇌이며

어차피 저 강을 건널 땐

성공도 명성도

실패도 창피도

모두 버리고 넘어간다는 사실을

슬픔이 아니라 용기로 삼고 나아가 본다


우울에 젖어 눅해진 벽 위로 피어난 곰팡이를 보며

심을 다 써 써지지도 않는 샤프 끝단으로

검은곰팡이를 긁어 작은 글을 쓴다


어차피 뭘 해도 실패할지 모른다

그러니 어차피 실패한다면

그래도 해보고 싶은 거라도 하다 실패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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