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영단어:ursa major, constellation,
한국에서 피로회복제의 이름으로 더 널리 알려졌지만, 우루사Ursa는 북두칠성의 별자리 이름이기도 하다. 약을 제조하는 회사의 로고가 곰 인것도 관련이 있을 것이다.
천문학에 관심이 없어도 북두칠성은 다 안다. 어린 시절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반짝이는 별들이 보였다. 지금은 빛의 공해로 서울에서 그런 장면을 보기 쉽지 않지만, 어릴적엔 반짝이는 별들 사이에서 국자 모양을 찾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았다. 국자모양의 별들은 그 모양 그대로 철마다 자리를 옮겨다녔다. 하나도 아닌 7개의 별이 어떻게 똑같은 모양을 유지하면서 자리를 바꾸는지 신기해했던 기억이 있다.
북두칠성은 한국인의 토속신앙이나 혹은 종교를 초월한 정성의 마음과 매우 깊은 관계가 있는 별자리다. 어머님들은 북두칠성을 향해 자식들과 가정의 안위를 기원했고, 중요한 일들이 있을때도 북두칠성에 정성을 담아 기도를 했다. 정화수 한잔에 담긴 정성은 그 어떤 종교의 신성함과 거룩함에 못지않을 것이다.
북두칠성은 북극성polaris과 관계가 있다. 국자의 담는 끝 부분을 직선으로 이어서 계속 연장하면 북극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동시에 작은곰자리ursa minor의 손잡이에 해당하는 별이기도 하다. 북극성은 항해나 지리에서 방향을 설정할 때 정북에서 빛나는 별이다.
동양에서 북두칠성은 밤하늘에 떠있는 거대한 시계와 같은 역할을 했었다. 북두칠성의 움직임은 계절마다 정확하게 동서남북을 가리키는 역할을 했고, 그래서 방향을 가리키는 별자리 부분을 시침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입춘, 즉 봄이 시작되는 시점에 북두칠성의 시침이 가리키는 방향은 동쪽이 된다.
북두칠성은 보통 국자(Big Dipper)모양을 비롯해서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특히 큰곰자리, 작은곰자리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곰과 관련해서는 그리스 신화와 관계가 깊다. 큰곰자리는 ursa major(the Great Bear), 작은곰자리는 ursa minor라고 한다. ursa는 암컷 곰을 의미한다. 형용사 형태로는 ursine이라고 한다.
동물과 관련된 형용사는 대부분 –ine로 끝난다. feline(고양이), bovine(소), leonine(사자), aquiline(독수리), asinine(노새) 등은 모두 동물과 관련된 형용사들이다.
Ursa는 암컷 곰을 의미하는 말로, 사람의 이름으로도 파생되었다. 어슬라Ursula는 여기서 생겨난 여성의 이름이다. 미국 티비 시트콤 <프렌즈>에 등장하는 피비의 쌍둥이 이름도 Ursula였지만, 어슬라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사람이라면 미국의 소설가 어슬라 르 귄Ursula K. Le Guin이 더 유력할 것 같다.
어슬라 르 귄은 미국을 대표하는 공상과학소설가다. 지적인 풍토에서 자란덕에 르 귄의 소설에는 동서양을 아우르는 철학과 문화 역사적 요소가 등장한다. 음양철학, 도교, 불교, 문화인류학, 페미니즘, 심지어 칼 융의 정신분석학까지 그녀의 작품세계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동양의 도교나 음양사상에 대한 르 귄의 통찰과 사색은 역으로 동양의 독자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준다.
부모는 물론, 함께 자란 오빠들 모두 읽기 쓰기는 물론 학문에 관심이 많았던 탓에, 르 귄의 집에는 당대의 많은 지식인들이 자주 찾아왔었다고 한다. 특히, 최근 개봉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오펜하이머>의 주인공이기도 한 로버트 오펜하이머 역시 그 중 한명이었다고 한다. 오펜하이머는 르 귄의 한 소설에서 주인공의 모델이 되기도 했었다.
현대물리학이 동양사상과 만나는 것은 별로 놀랍지 않다. 양자역학의 선구적인 물리학자였던 덴마크의 닐스 보어Niels Bohr는 이미 음양철학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보어가 노벨 문학상 수상당시 태극의 문양이 그려진 문장coat of arms을 선택했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보어의 문장에는 “Contraria Sunt Complementa”(Opposites are complementary)라는 문구가 써 있었다. 반대되는 것이 서로를 완전하게 만든다는 뜻이다. 다만, 이 에피소드만으로 동양사상이 그의 물리학적 이론에 영향을 준 것으로는 생각하기 어렵다. 관심과 영향은 종종 별개이기 때문이다.
르 귄의 가장 유명한 소설이라면 <어둠속의 왼손The Left Hand of Darkness> 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공상과학소설은 인간이 고정된 성sex을 갖고 있지 않은 가상의 행성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작품 전편을 통해 르 귄은 젠더gender와 성sex이 어떻게 역사와 사회에 영향을 주는지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덕분에 페미니스트 사이언스 픽션feminist science fiction이라는 장르를 구축하는 초기의 작품으로 평가를 받기도 했다.
르 귄의 작품은 팬들과 비평가들 사이에서 매우 높은 평가를 받았다. 1970년에 공상과학분야에서 가장 저명한 상이라고 할 수 있는 휴고 상과 네뷸라 상의 최고작품상을 뽑기 위해 치러진 투표에서 그녀는 3등을 한다. 당시 투표에서 1위와 2위를 차지한 작가는 <듄> 시리즈로 유명한 프랭크 허버트, 그리고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로 유명했던 아서 클라크였다. 고수들은 홀로 등장하지 않는 것인가?
제목이 유래한 유명한 구절은 아래와 같다.
빛은 어둠의 왼손.
그리고 어둠은 오른손의 빛.
둘은 하나, 삶과 죽음처럼
케머에서 함께 누워있는 연인처럼
맞잡은 두 손, 그리고
목적지와 그곳으로 인도하는 긴 여정처럼.
Light is the left hand of darkness,
and darkness the right hand of light.
Two are one, life and death, lying
together like lovers in kemmer,
like hands joined together,
like the end and the w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