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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소장 Mar 18. 2024

자영업자가 불안과 함께 사는 법

자영업자의 고충 하나, 불안

사업을 10여 년 하면서 느끼는 자영업의 가장 큰 단점이 있다.



바로 '불안'이다.



회사를 다닐 때는 적어도 이런 불안은 없었다. 신규 수주에 대한 압박 같은 것은 임원들의 것이지 나의 것은 아니었다. 그때의 나는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가 컸다. 그것 외에는, 그럭저럭 잘 살았던 것 같다. 적지만 때 되면 나오는 월급으로 저축도 하고 가끔 외식도 하면서 데이트도 하고 여행도 가는 보통의 삶을 살았다.



사무소를 열고 10년의 시간 동안 꽤 많은 부침이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프로젝트 베이스의 사업 구조로 매출이 예상되지 않고, 예상되지 않으니 대책을 세우기도 어려웠다. 대규모 사무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연말이면 세우는 내년 매출 계획은 구체적인 것은 하나도 없는, 임원들이 채워야 하는 수주 목표액이 전부다.



불안은 여기에서 기인한다. 목표액은 있으나 구체적인 실행계획은 전무하다시피 하다. CM분야에서 얼마, 감리분야에서 얼마, 설계분야에서 얼마라는 식으로 세울 수는 있으나 그게 전부다. 동굴에 숨었으나 '불'을 피우지 못해 불안한 원시인의 마음과 별반 다를 게 없다.



그동안의 나는 '불안을 지우는 방법'에 집중했다. 명상도 해보고 책도 읽고 운동도 했다. 다행히도 효과가 있었다. 알 수 없는 불안에 가장 좋은 것은 유튜브를 보고 따라 하던 요가와 운동이다. 삶의 의문에 가지는 불안은 철학이 좋았다. 특히 예전 노무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말씀을 보거나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을 라디오처럼 들으면 곧 불안은 사라졌다.



그래도 다시 불안은 스멀스멀 올라온다.

이번에는 다른 방법을 써 볼 요량이다.

바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일'이다.



다행히도 목표의 1순위가 매출은 아니다. 사업의 영속을 위해서는 당연히 이익이 생겨야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매출보다는 내실을 다지는데 노력을 할 것이다. 지속적인 홍보와 전시기획, 부설연구소 설립, 글쓰기 계획 같은 것들을 세울 것이다.



구체적인 계획과 실행으로 이 불안을 잠재울 수 있을까.



1년 뒤 이 글을 열어볼 생각을 하니 가슴이 뛰는 건, '불안' 때문일까 '기대'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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