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5개국 자전거 여행 준비하기
여행을 한다면 당연히 기름이 필요할 거라고 생각했다. 비행기, 배, 그리고 자동차 등.
하지만 역시 세상은 넓고 인간은 위대했다. Tim harvey라는 캐나다인은 육지를 도보와 자전거로, 그리고 베링해협과 대서양은 보트를 이용해 건넜다. 무동력을 이용한 세계일주를 통해 전 세계에 기름으로 인한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경고하고자 함이라 했다. 2004년, 그의 나이 27세였다.
미국의 존 프란시스는 샌프란시스코에서의 기름유출 사고의 원인이 기름을 사용하는 있는 자신에게도 있다고 생각하고 22년간 도보 여행을 떠난다. 몇 년 후 이러한 행동이 기사화되고 매스컴을 타자 당신이 걷는다고 뭐가 바뀌냐는 사람들의 비아냥에 17년 동안 묵언 수행도 겸한다.
우리나라의 한 젊은 신혼부부는 아프리카에서 수개월 간 자전거 여행을 하였다.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이 여행은 정말 작은 여행이란 걸.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2012년 2월부터 약 40여 일 간 남미 5개국, 약 5,000km를 여행하면서 절반 정도의 거리는 트럭과 버스 등의 힘을 빌려서 이동을 하였다. 그 기간에 1년 반 동안 자전거로 여행 중인 가족도 만났고, 7개월째 여행 중인 프랑스인 친구들도 만났다. 단화를 신고 기어가 없는 자전거로 여행하는 아르헨티나 친구도 있었다.
누구에게나 그들 나름의 목표와 계획이 있다. 우리는 돈이 제한적이기에 최대한 빨리 이동하는 게 경비를 줄이고 목표를 달성(자전거 여행, 마추픽추, 우유니 소금사막, 이과수 폭로)하는 길이었다. 뭔가 야비를 쓴 느낌이라 찝찝했지만, 그래도 너무나 소중한 추억이기에 글로 정리하고 간직하고 싶다.
여행작가가 아닌 평범한 사람이 여행을 결심하는 일은 대게 이럴 것이다. 어떤 노래를 듣다가 혹은, 어떤 사진, 영화를 보다가 마음이 설레어서,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적성에 맞이 않는다고 느껴지거나, 아직 이렇다 할 직업이 없어서, 아니면 이성과의 이별을 잊기 위해 또는 추억하기 위해서.
오래전부터 결심해왔다. Keane의 somewhere only we know를 들었을 때부터, 한 매거진을 통해 캐나다 한 협곡에서의 래프팅 사진을 봤을 때부터, 돈이 다 떨어질 때까지 출근을 하지 않는다는 남미의 라틴적 삶과, 지구를 무동력으로 일주한 사람들이 꽤나 많다는 걸 알았을 때부터, 목수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졌으나, 2012년 지구 종말론이 무심코 마음에 걸릴 때부터.
그러다 세계지도를 봤을 때, 바로 그때
워킹홀리데이로 떠난 캐나다 도슨 크릭(Dawson creek) 모텔 구석의 세계지도. 큼지막한 지도를 보니 가고 싶은 곳이 한 두 군데가 아니었다. 캐나다의 록키부터 쿠바, 중남미, 친구 기문이가 있는 볼티모어 등. 이제 막 일을 시작했는데 여행이라니... 그래도 어떤 동기가 있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한국에는 여행을 마치고 날이 풀릴 때 즈음에 돌아가고 싶었기 때문에 여행은 3월 즈음에 하고 싶었다. 추위에는 질렸다. 그럼 남미로 가야겠네? 아, 예전부터 자전거 여행에 대한 로망이 있었는데. 그럼 자전거로 여행할까? 그래서 준비하게 된 남미 자전거 여행.
버려진 자전거를 주워다가 수리하여 되파시는 할아버지에게 친구와 함께 자전거 두 대를 50달러에 샀다. 분해조립을 연습하며 검은색으로 도색도 했다. 그런데 정말 이 자전거로 여행이 가능할까? 여러 자전거 커뮤니티에 질문해 본 결과, 자전거 여행의 핵심은 자전거가 아니라 엔진(두 다리)이라며 용기를 북돋아 줬다.
여행의 큰 목적지를 정하고(페루의 마추픽추, 볼리비아의 우유니 소금사막 그리고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이과수 폭포), 구글맵을 보며 PPT로 여행 계획서를 만들었다. 기본적인 루트 파악과 여행 중 국경이나 볼리비아에서의 비자 문제를 쉽게 해결하기 위함이었다. 커닝 페이퍼를 만드는 기분이었다.
기대반 걱정반의 심정으로 협조문과 함께 슈발베 코리아에 이메일을 보냈고, 진심으로 응원한다는 답장을 받았다. 몇 차례 이메일을 주고받은 뒤 협약서를 작성했고 밴쿠버에 내려가서 자전거 타이어와 타이어 튜브 등을 메일로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