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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실애 Apr 21. 2020

아침 7시 30분

게으름을 타이르다.

 지금은 아침 7시 30분이다. 알람이 울리기 시작한 지 2시간이나 지났다. 자의이긴 하지만 가까스로 일어나 책상 앞에 앉았다. 미라클 모닝을 시작하기엔 다소 늦은 이시간. 자기들 방에서 자다 안방으로 건너온 아이들은 여전히 내 침대 양쪽 모퉁이에 웅크리고 자고 있다.


 13개월 전, 회사를 다닐 때는 꿈도 못 꾼 시간이다. 7시 30분이면 이미 회사 책상에 앉아있었다. 근무가 시작되기 전 1시간 30분은 나에게는 꿀같이 달콤한 시간이었다. 퇴사를 하고도 7시면 출근하는 남편을 버스정거장까지 태워다 주었다. 항상 남편보다 먼저 일어나 일과를 시작했다. 그런 남편도 올 2월 지방으로 발령이나 출근 배웅이 필요가 없어졌다. 아침에 오롯이 나만을 위해 쓸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런 달콤한 시간을 달콤한 잠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침대 속에서 뒤척인다.


 성공한 사람들의 행동습관에 관련된 책들을 보며 아침 시간의 소중함을 다시금 새긴다. 나 또한 그것이 얼마나 소중했었음을 알기에 매일 아침 침대 속에서 잠과 싸우는 내가 한심스럽다. 잠과 싸운다기보다는 나의 정신머리와 싸운다고 하는 게 맞겠다. 코로나 19로 학교에 가지 않는 아이들 때문에 생활 리듬이 틀어졌다고 하기엔 두 달이 다 되어가는 시간을 무시할 수 없다. 핑계를 대기에도 부끄러운 시간이다.


 4월 들어오면서 책상 앞에 계획표를 세웠다. 빼곡한 시간표 안에는 매일 글쓰기, 운동, 영어공부, 블로그, 강의 준비, 독서등이 빼곡하게 담겨 있다. 아이들과 함께 있기에 시간표라는 것이 무색하긴 하지만 시간이라는 것을 무시하면 못할 것도 없는 일들이다. 어쩌다 내가 이렇게 되었을까?


 목표가 없는 시간표는 무의미하다. 24시간을 꽉 채운 시간표 안에는 할 일만 있고 목표는 없다. 동기와 의지도 없다. 오늘부터 나는 그 동기와 목표를 작게나마 만들어보려 한다. 목표가 있으면 전진하는 나를  다시 한번 믿어본다. 조용히 나의 게으름을 타일러 본다.


 가장 바쁜 사람이 가장 많은 시간을 갖는다. 부지런히 노력하는 사람이 결국 많은 대가를 얻는다. -알렉산드리아 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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