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 속에서
신 새벽. 잠이 깼다. 이불 밖으로 나온 몸과 팔다리에 한기가 느껴진다. (감기 걸릴라.) 화장실 다녀와서 다시 이불속으로 들어왔다.
이제 여름이 불쑥 찾아올 철이지만, 아직은 잘 덮고 자지 않으면 감기 기운이 감돈다. 요즘 같은 코로나 시절엔 감기를 무서워해야 한다.
기침도 눈치 보인다. 예전과 다르게 손을 자주 씻어서 감기 같은 계절적인 요인에 따른 질병은 많이 줄었다는 소식이 떠오른다.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다고 인간과 코로나의 전쟁으로 감기만 죽어나는구나. 사라질 판인 거 아닌가?
어느 겨울, 사무실에선 전기 사용을 제한했다. 사무실에 비치된 온도계는 13도를 나타내었다. (그래도 얼어 죽지 마라고 온도계도 가져다 두었네.) 손이 곱아 필기구나 자판을 사용하는데도 힘들었다. 발도 차가워졌는데, 여간해서 체온을 올릴 수 없었다.
다음날, 오리털로 기워진 슬리퍼를 샀다. 등산용품인지 가격대도 높았지만 이 사태가 나아질 것을 기대했었다. 출근해서 슬리퍼를 신었는데, 발이 그대로 냉동발이었다.
그제야 내 몸에 이상이 있는 것을 알았다. 따뜻한 피가 발끝까지 전달되지 않았다. 차가워진 발은 내 몸만으로는 따뜻해지지 않는다.
체온을 유지해주는 장비는 차가워진 발끝 체온을 차갑게 잘 유지해주었다. 전기를 못쓰게 하는 상황에 온열판을 구입할 수도 없고 난감했다.
그 후로 발의 체온을 유지하는데 신경을 많이 쓴다. 말초 신경까지 피가 잘 돌지 않나 보다. 온도에 덜 민감해지는 계절이 겨울보다는 낫다.
조금 더워도 힘들어하고, 추워도 잘 버티지 못한다. 이불은 체온을 잘 유지해준다. 다시 잠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