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숲을 가다
한결
지난 밤 내린 눈이 발목까지 쌓인 숲은
솜이불같이 온통 산을 덮었다
숲 안에는 초록이 있고 길이 있고
낙엽 썪은 부엽토위에
평생을 뿌리박고 살아온 나무 들이있다
하늘을 향해 가지를 뻗지만
숲이 나무를 덮고 눈이 숲을 덮는다
숲에 가려진 나무는 늘 답답하다
그러나 아무도 그것을 알지 못한다
점점 얼어붙는 중력에
눈을 털어내려 나무가 몸부림을 친다
설산은 웅장한 모습을으로
세상을 향해 기염을 토해내지만
그안에는 나무 들의 허기진 외침이 있다
그 누구도 듣지못한다
아니 아예 들으려고 하지 않는지도 모른다
나무는 늘 제 자리에서
숲을 향해 손을 내밀고 눈을 향해 소리치지만
설산은 하얀 눈가루만 바람에 날려보낼 뿐
나무 들의 외침에는 귀를 닫는다
겨울 숲은 아름답고 황홀한 은빛 왕국이지만
그안에는 이름모를 나무들의 아픈 외침이 있다
사진 전체 출처 네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