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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결 Dec 22. 2023

겨울 숲을 가다

한결의 사랑 시 산책 5

겨울 숲을 가다

한결                     


지난 밤 내린 눈이 발목까지 쌓인 숲은

솜이불같이 온통 산을 덮었다

숲 안에는 초록이 있고 길이 있고

낙엽 썪은 부엽토위에

평생을 뿌리박고 살아온 나무 들이있다

하늘을 향해 가지를 뻗지만

숲이 나무를 덮고 눈이 숲을 덮는다

숲에 가려진 나무는 늘 답답하다

그러나 아무도 그것을 알지 못한다

점점 얼어붙는 중력에

눈을 털어내려 나무가 몸부림을 친다

설산은 웅장한 모습을으로

세상을 향해 기염을 토해내지만

그안에는 나무 들의 허기진 외침이 있다

그 누구도 듣지못한다

아니 아예 들으려고 하지 않는지도 모른다

나무는 늘 제 자리에서

숲을 향해 손을 내밀고 눈을 향해 소리치지만

설산은 하얀 눈가루만 바람에 날려보낼 뿐

나무 들의 외침에는 귀를 닫는다

겨울 숲은 아름답고 황홀한 은빛 왕국이지만

그안에는 이름모를 나무들의 아픈 외침이 있다


사진 전체 출처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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