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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결 Mar 09. 2024

시마자키 도손의 '파계'가 말하는 공정과 정의

한결의 문학칼럼 16

시마자키 도손(1872~1943)은  낭만시인으로서 출발하였으나 1899년부터 산문으로 전환, 1906년 '하카이'를 발표, 일본 근대문학에 새로운 시대를 개척한 작가로 일컬어 지고 있으며, 파계는 작가가 1906년에 자비로 출판한 소설로 일본 자연주의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작품은 메이지 유신으로 신분제가 철폐되었으나 사실은 여전히 차별이 진행되고 있는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백정은 없어지고 그들을 신평민이라고 불렀으나 실제로 백정 출신이 알려지면 직업을 잃고 하숙에서 쫓겨나고 환자들까지 같은 병실에서 있기를 거부하는 그런 시대였다.


세가와 우시마쓰는 이야마의 초등학교 선생이다. 그런데 그에게는 커다란 약점이 하나 있었으니 그는 천민인 백정 집안 출신이라는 거다. 그의 아버지는 백정의 신분을 제 아들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아서 천민 마을을 나왔고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된다. 아버지는 우시마쓰에게 백정 출신이라는 것을 죽을 때 까지 숨기라고 했다.

우시마쓰는 자신이 천민 출신임을 들키지 않을까 늘 불안해한다. 우시마쓰가 다니던 학교에 이노코 렌타로라는 교수가 있었다. 그는 자신의 ‘참회록’이라는 책을 통해 스스로 백정 출신임을 밝히고 강단을 떠나 계급제 철폐운동을하고 있었는데 우시마쓰는 자신의 정신적 스승인 이노코 렌타로의 책은 무조건 사서 보며 렌타로에게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고 싶지만 아버지의 말이 떠올라 그렇게 하지 못한다.


학교에는 우시마쓰를 몰아내고 학교를 장악하고자 하는 교장과 교장의 조카이면서 교사인 가쓰노 분페이가 있다. 우시마쓰가 머물고 있는 렌지 사에는 주정뱅이 교사인 가자마 게이노신의 딸 오시호가 있는데 오시호에게 애정을 느끼지만 자신이 백정 출신이라는 콤플렉스 때문에 가까이 하지 못한다.


아버지가 소에 받혀 돌아가셨을 때 고향으로 가는 기차 에서 존경하던 렌타로와 대의원에 출마한 이치무라, 대의원에 출마한 다카야기 리사부로를 만나고 다카야기가 천민마을에서 가장 부유한 여자와 결혼을 하기 위해 왔음을 알게 된다. 다카야기의 목적은 돈이 었고 부유한 천민집안에서도 천민 신분을 탈피할 기회로 삼아서 둘의 목적이 맞아 떨어졌던 거다. 장례 다카야기는 자신의 아내가 천민출신인 것을 우시마쓰가 알고 우시마쓰가 천민 출신인 것을 자신의 아내도 아니 서로 상부상조 하자며 자신의 선거를 도와 달라고 하지만 그러나 우시마쓰는 다카야기가 천민마을에서 본 것이 자신이 아니라며 외면을 하고 이에 화가난 다카야기는 우시마쓰가 천민 출신임을 폭로하고 결국 우시마쓰는 학교에서 쫓겨날 처지에 놓이게 된다.


한편 렌타로는 이치무라를 도와주기 위한 연설회에서 돈 때문에 신평민과 결혼한 다카야기를 비판하는데 연설회가 끝나고 돌아가는 중에 테러를 당해 숨지고 렌타로의 죽음으로 우시마쓰는 충격을 받아 학교에서 자신이 백정 집안 출신임을 고백하고 사죄 후 사직서를 제출한다. 우시마쓰는 이야마 학교의 동료교사인 긴노스케 충고를 받아들여 렌타로의 시신을 수습해 도쿄로 떠나고 긴노스케는 오시호를 찾아가 우시마쓰의 마음을 전하고 신분과 상관없이 함께 하고 싶다는 오시호의 답을 받는다.


우시마쓰는 파계를 선언했다. 자신이 천민출신

임을 고백하고 당당하게 세상과 맞서 싸워 나가기로 한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자신을 억눌러 왔던 비밀스런 자신의 가면을 벗어던지고 드디어 자유를 만끽하게 된다


현대사회는 신분의 차이도 없고 직업의 귀천도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과연 신분의 차이와 직업의 귀천이 없을까. 누구나 좋은 직업, 장래가 유망하고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직업을 원한다. 그러고 보면 용은 용끼리, 가재 개구리, 붕어는 그들끼리 살아가는 것이 현실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다 똑같이 잘 살 수는 없겠으나 다 같이 평등하게 기회가 주어지는 공정한 사회는 되어야 한다. 국회의원이라고 해서 기업의 소유주라고 해서 법을 위반 하고서도 그들만의 선민의식으로 특권을 누려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속담이 있다.  자신 들은 세상을 흙탕물로 뒤덮으면서 국민들에게는 깨끗해야한다고 위선을 외치는 사회지도층

이 얼마나 많은가. 실로 부끄러워 할 줄 알아야한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는 법이다.

사진 전체 출처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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