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시딘, 그는 과연 누구인가

웃픈 에세이

by 한결

[에세이] 후시딘, 그는 과연 누구인가

한결


고교동창 중에 별명이 '후시딘'이라는 놈이 있었다. 공부는 그런대로 중간정도, 크게 말썽을 피지도 않고 운동을 잘하는 것도 아닌데 한가지 특출난 점이 있었으니 남녀간의 성적 지식에 있어서는 그 녀석을 따라갈 친구가 없었다. 어디서 그렇게 잘도 구하는지 그 당시 빨간책으로 통하던 만화책부터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모든 정사 장면이 숨김없이 나오는 서양 컬러 화보까지 다양하게 가져와 1박 2일에 얼마, 이런 식으로 돈을 받고 빌려주는 장사를 했는데 유대인보다도 탁월한 장사수완을 발휘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청계천 세운상가나 동대문 시장 리어커나 육교 위에서 그 것만 전문적으로 파는 아저씨들이 있었다.


그런데 그녀석은 장사하는데도 나름 철칙이 있었는데 첫째는 학교에서 보다가 적발되면 스스로 책임지기, 둘째 책을 훼손하면 반드시 책값 물어내기, 섯째 한 권 빌려서 친구끼리 돌려보지 않고 혼자만 보기, 만일 그게 적발되면 영원히 거래금지라는 조건을 내걸었고 그 장사는 한창 성에 대한 호기심이 극도로 왕성했던 친구 들에게 최고로 인기가 있었고 그녀석은 타고난 사업수완 덕택에 그 때 가장 인기가 있었던 남들은 한켤레 사기도 힘들었던 나이키, 아식스 운동화를 몇 켤레씩 갖고 있더랬다.


그런데 그놈에게도 말못할 비밀이 하나 있었으니 그것은 녀석의 중요부위가 번데기라는 사실이었다. 어쩐지 그녀석은 쉬는 시간에 화장실에가면 꼭 소변기에 볼일을 보는 게 아니라 꼭 양변기가 있는 곳으로 들어가 소변을 보았는데 아무도 그 사실을 눈치 채지 못했다. 하루는 그 녀석이 고민을 털어놓았는데 거기가 계속 아프다는 거다.


"너 청량리 588갔다 왔냐? 성병걸린거아녀?"


"야. 쓰지도 않는 거시기가 왜 아파?"


그녀석은 한동안 말을 더듬거리더니 혼자 끙끙 앓던 사실을 털어놓았다.


"사실은 내 고추가 작아서 고민하던 차에 동네 형이 주사로 바셀린을 거기에 넣으면 커진다고 해서 바셀린을 조금 넣었는데 효과가 없는 거 같아서 후시딘을 넣었거든 그런데 처음엔 괜찮았는데 음 음"


"괜찮았는데 뭐, 빨리 말해봐."


"지금은 그게 딱딱하게 굳어서 만지면 돌덩이 같아. 아프기도 하고 너무 많이 넣어서 돌로 만든 테를 두르고 있는 것 같아."


"야. 이 미친 놈아. 후시딘은 상처에 바르는 거지. 주사맞는 약이냐? 정신나간 자식아."


그녀석은 부모님께 말하면 혼날 것같고 어디 말할 곳은 없고 고민고민하다가 우리에게 털어놓은 것이었다.


그 후 한 일주일 동안 그 녀석은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비뇨기과에서 후시딘 제거 수술을 했고 의사에게 엄청 욕을 먹었다고 했다. 그러나 좋아진 점도 있었으니 더 이상 양변기 칸에서 소변을 보지 않았다. 후시딘을 빼내면서 무언가 다른 것을 넣었다고 했는데 그곳의 여기저기가 상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하면서 씩 웃었다. 그렇게 친구는 자연스럽게 후시딘이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고 모두가 아는 유명인사가 되었는데 그 후에 성인이 되어 웬지 모르지만 여자들에게 꽤나 인기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사진 전체 출처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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