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ㅋㅋ] 이게 무슨 뜻이야?라고 첫째 아이가 물었다. 나는 갑작스러운 질문에 크게 당황했다. 아이가 그걸 질문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 별 생각 없이 아이가 하는 장난스러운 문자에 [ㅋㅋ]라고 보냈던 나의 답변이 생각났다. 엄마의 답변을 보면서 무슨 뜻일까 생각했을 아이가 상상되었다.
축구 학원에 가면서 달리는 축구 차 안에서 엄마가 보낸 [ㅋㅋ]의 뜻이 뭘까. 하고 생각했을 내 아이를 상상하니 귀여웠다.
그렇구나. 그 뜻을 모르니 당연히 궁금할 수 있겠구나. 나는 왜 알거라 생각했지. 당연히 친구들이랑도 많이 쓸 것 같았는데, 요즘 세대는 또 다른 건지, 아니면 휴대폰을 가지고 다니지 않는 내 아이의 특성상 경험하기 힘들었던 말인 건지, [ㅋㅋ]에 나도 모르게 진중하게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그건 그냥 웃는 뜻이야 크크라는 소리를 내면서 웃는 거지. 나는 이렇게 대답하며 정말 이 뜻이 맞나. 또 한 번 생각을 해본다. 세상엔, 정말 별것이 아닌 것은 없구나. 나에겐 별게 아니어도, 다른 이 에게는 별것일 수도 있겠구나. 그런 생각을 하며 새삼 깨달았다. 내 몸으로 낳았지만 생각만큼은 온전히 내가 낳지 않았구나. 생각은, 제 스스로 키운 거구나. 하고 말이다.
스스로 키워낸 생각이 싹을 틔우고 그걸 말로 표현했을 때 아, 이게 타인의 생각이구나. 너는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그걸 알게 된 계기였다. 아이의 물음이 내게는 꽤나 진지하게 들려서 어떻게 대답을 해줘야 할지 갈팡질팡한 나는 적당한 말을 섞어가며 대답해주었지만, 사실은 그 뜻이 아닐 수도 있겠구나.라고 또 다른 생각이 꿈틀꿈틀 올라오는 것이다.
어떻게 [ㅋㅋ]라는 말을 크크,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키키. 쿠쿠. 코코. 카카. 이렇게 많은 모음을 붙이면 다르게 발음이 되는 이 모든 말들을 왜 나는 크크.라고 생각한것일까 사실은 아닐지도 몰라. 하는 상상이 되는 것이다. 별것이 아닌 것은 없다.
모든 것엔 의미가 있고, 부여하면 더 큰 의미가 된다.
자음과 모음이 정말 훌륭한 글자구나. 세종대왕님은 정말 어마어마한 걸 만드셨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타인의 언어를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한 번도 제대로 생각해 본 적은 있을까. 타인은 내게 마음을 열지 않은 채로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만을 말했을 텐데, 내가 온전히 그걸 이해해 본 적은 있을까.
사실은 타인의 언어에는 많은걸 담고 있지는 않았나. 생각. 사상. 가치관. 경험. 환경.. 그 모든 것들을 응축해서 말한 게 아닐까. 나는 무수히 많은 생각을 해본다. 나의 아이로 인해, 이런 생각이 들기까지. 또 한 번 깨닫는다. 사람은 정말 다채롭다는것을.
보편화된 사람도 없고, 획일적인 사람도 없고, 사람은 정말로 다양하구나. 나로 이어졌던, 혹은 내가 이어왔던 그 많은 사람들이 전부 같은 생각을 하고 말하진 않았겠구나.
내 아이는 잠들었지만, 나는 잠이 들기 전 이 생각을 글로 남기기 위해 컴퓨터를 켰다. 하얀 백지장에 쓰인 나의 아이의 물음이 아름답다. 여름밤의 개구리 소리처럼 평화롭고, 따뜻하다. 잠든 아이를 보며 생각한다.
너의 여름밤이, 편안하기를.
나의 여름밤이 이렇게 다정하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