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은 나이, 마흔 여덟 뮤지컬에 도전하다!

실험이라 생각하라 도전이 즐거워진다!_이번 생에 하고 싶은 거 다해 보기

by 선경지명

김일 교수님이 운영하시는 생존독서따라쟁이 연구소(생따독서모임)에서 1515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제주도에서 종일 연수 진행을 마치고 자기 전에 1일 차 미션을 했던 기억이 난다. 책이 내 손안에 없었어도 김일 교수님께서 올려주신 영상을 보고 미션을 수행할 수 있었다. 하루 분량이 부담이 없어서 이 정도면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7월 19일 방학식 시작과 함께 가족 여행, 1정 연수 진행 등으로 인해 타 지역 출장이 많아지면서 체력적으로 힘들고 절대적인 시간 부족으로 새벽 기상은 아예 내려놓은 상태였다. 평소에 지속하던 루틴이 많이 깨져 있었는데 1515 챌린지 덕분에 습관을 다시 잡을 수 있었다. 며칠 동안은 패들렛에만 내용 정리를 하다가 하루 이틀 실천하다 보니 좋아서 시키지도 않은 영상까지 찍어서 올렸다. 5일 차쯤부터 블로그, 유튜브 영상 올리기 시작했고 앞부분까지 다 기록으로 남겨두었다. 이것이 이민규 교수님께서 평소 자주 이야기하시던 '기대 위반 효과'가 아닐까 싶다.


1515 프로젝트를 하면서 필수 과제가 인생 로드맵 그리기였는데, 인생 로드맵을 그려보니 인생 목표가 뚜렷해지고 목표 분할 파트와 연결해서 당장 해야 할 일을 데드라인을 정해 실천할 수 있게 되었다. 9월 1일, 9월 15일 보고서 제출할 게 2개나 있어서 8월부터 마음의 부담을 가지고 있었는데 목표 분할과 시작 데드라인 덕분에 무사히 제출할 수 있었다.

9월 17일 이민규 교수님 앞에서 1515 프로젝트를 통해 실천해 본 것과 그로 인한 변화에 대해 발표를 하게 되었다. 15가지 주제 중 내가 맡은 주제는 실험정신이었다. 평소 실행력이 뛰어난 편이긴 하지만 도전하지 않은 분야에 대한 두려움은 여전하다. 나이가 들수록 나에게 익숙한 것만 하려는 경향이 강해지는 것 같기도 하다. 한 가지 주제를 잡아서 이야기 하지만 다 연결되는 것 같다. 자기규정, 이유 찾기, 공개 선언 효과, 데드라인 설정, 목표 분할 등. '실험정신'을 주제로 <15일의 기적>에 소개된 거실에서 TV 치운 사례가 나랑 비슷해서 그 사례를 정리하다 보니 이런저런 에피소드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각이 나서 7가지 에피소드를 적게 되었고 이 주제로 발표를 해야겠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중에 가장 최근 에피소드부터 하나씩 블로그에 정리해 나가려고 한다. 첫 번째 소개할 에피소드는 뮤지컬 도전기이다. 뮤지컬 공연을 준비하면서 무대에 선다는 데드라인, 공개 선언 효과가 많은 것을 가능하게 해 준 것 같다.


“실패나 거절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일을 실험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늘 하던 대로 하면 늘 얻던 것만 얻게 된다. 남과 똑같이 하면서 남다른 삶을 살 수는 없고, 어제와 똑같이 오늘을 살면서 오늘과 다른 내일을 살 수는 없다. 남다른 삶을 살고 싶다면 남다르게 행동해야 하고, 오늘과 다른 내일을 살고 싶다면 어제와 다른 오늘을 살아야 한다. 인생은 실험의 연속이다. 하루 한 가지씩만 시도하자.” One Day! One Experiment!

-이민규 저, <15일의 기적 하루 1% 15일 프로젝트> 중

이민규 교수님의 이 말씀을 기억하고 앞으로도 할까 말까 망설여질 때는 일단 시도해 보고, 매번 하던 방식에 매몰되지 않고 늘 변화를 시도하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다.


하루 한 가지 새로운 실험을 한다는 생각으로 필자가 크고 작은 도전을 통해 깨달은 바를 정리해 본다.



2022년 1학기에 뮤지컬 연구회에 들었다. 대구실천교육교사모임을 함께 하고 있는 선생님이 뮤지컬 연구회 회원을 모집한다는 공고문을 공유해 주셨고, 예전부터 뮤지컬에 도전해 보고 싶던 나는 바로 신청을 했다. 평소 학생들을 대상으로 뮤지컬을 지도하고 계시는 분이 회장을 맡고 있긴 하지만, 뮤지컬 지도가 아닌 우리가 직접 무대에 서는 것을 염두에 둔 모임이다. 첫 모임 때 서로 자기소개를 하고 두 번째 모임에서는 음색 파악을 위해 노래를 한 곡씩 돌아가면서 했는데 어찌나 서먹서먹하던지 그때 심정 같았으면 공연이 가능했겠나 싶다.


올 초에 인간관계로 힘든 시기를 겪었던 나는, 누구를 배려하고 위해준다고 해서 상대가 그것을 고마워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았고, 나를 위한 시간을 더 많이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남 챙길 시간에 나와 가족을 더 챙겨야겠다고 결심했다. 언젠가는, 다음 생에서는 가수를 하고 싶다, 코러스라도 좋으니 뮤지컬 무대 위에 한 번 서보고 싶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고 다녔는데, 다음 생으로 미루지 말고 이번 생에 하고 싶은 일을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뮤지컬 연구회에 들어간 자체가 내게는 새로운 도전을 넘어 하나의 실험이었다. 내일모레면 50이 되는 내가 20-30대 선생님들과 함께 노래와 춤을 추며 호흡을 맞춘다는 자체가 참 감사한 일이다. 실험정신으로 새로운 도전을 통해 동기부여도 되고, 예전부터 품어왔던 무대 위에서 뮤지컬 공연을 한다는 내 꿈도 이룰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기대로 그렇게 뮤지컬 연구회에 참여하게 되었다.


6월에 첫 모임을 했고 7월 말 방학 전까지 '킹키부츠'의 Raise you up 연습을 했다. 9월 말로 예정된 공연을 위해 선정된 곡이다. 노래 파트를 나누어 연습하고 안무를 익혔다. 앙상블이 다 같이 부르는 파트도 있지만 솔로로 부르는 파트도 있어서 희망자들로 배역을 맡기기로 했다. 필자도 배역을 맡아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으나 연습에 자주 못 나가면서 배역을 맡으면 괜히 민폐일 것 같아 앙상블에 만족했다. 노래 외우고 안무 외워서 무대 위에 오르는 게 어디냐, 나이도 있는데 괜히 오버하지 말자라는 생각에 나를 주저앉혔다. 배역이 정해진 그날 밤,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왕 할 거 배역에도 도전했으면 더 좋았겠다 싶었다. 다른 공연이 또 잡히고 새로운 곡이 선정되면 그 곡이 어떤 곡이건 간에 무조건 배역 오디션에 도전해 보기로 하자고 그 순간 다짐했다.



*앙상블: 대구교육뮤지컬 연구회. 앙상블은 Ensemble 불어이며, 조화롭다는 뜻. 클래식에서는 중창이나 중주에 앙상블이라는 말을 쓰기도 하며, 뮤지컬에서는 배역 없이 합창과 무용을 하는 사람들을 앙상블이라고 함. 배역도 중요하나, 뒤에서 앙상블이 되어 무대를 빛내주는 사람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교사라는 직업 자체가 학생이 빛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앙상블 같은 존재라서 모임 이름을 '앙상블'로 정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10월 1일 공연에서 앙상블팀 넘버 3곡 모두에 참여하게 되었다. <킹키부츠>의 'Raise you Up'은 곡 처음부터 끝까지 앙상블로 참여, <빨래>의 '난 슬픈 땐 빨래를 해'에서는 곡 마지막 부분에 등장하는 코러스 역할을 맡았다. <위대한 쇼맨>의 'A Million Dreams'는 5명이 파트를 나눠서 불렀는데, 필자가 곡의 시작과 후렴 부분을 맡게 되었다. 가사가 왜 그렇게나 안 외워지던지... 그래도 실수 없이 무사히 공연을 마쳐서 다행이다. 집에서 노래 틀어놓고 연습하고 안무 따라 하는 거 보며 남편과 아들은 '뭐 하는 짓이야.'며 핀잔을 주기도 했지만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연습했다. 빨래 코러스 4명 구한다는 회장님의 공지, A Million Dreams 같이 부를 사람 구한다는 공지를 읽고 용기를 내어 참여하기로 한 것은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살다 보니 해서 하는 후회보다는 하지 않아서 하는 후회가 더 크고, 할까 말까 망설여질 때는 늘 하는 것이 더 나았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Raise you Up 배역에 나서지 않은 아쉬움을 만회하기 위한 것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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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갈라쇼 포스터

https://221001hotgical.creatorlink.net/index#%EA%B0%88%EB%9D%BC%EC%87%BC-%EB%A6%AC%EC%8A%A4%ED%8A%B8



노래 연습한 기록

https://youtu.be/ud0 NuQiJQjs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연습 기간에 비해 (넘버 정해지고 다 같이 모여서 연습한 건 10번도 안 되는 듯) 너무 잘 해내서 우리 대구 뮤지컬 앙상블팀 서로 기특해하고 있다. 진짜 대견하다. 올 초에 아카펠라 공연을 하면서도 느꼈던 거지만, 그냥 연습에만 그쳤다면 느낄 수 없었을 성취감을 공연을 통해 느끼게 된다. 연습 과정과 무대 공연을 거치면서 멤버들끼리 관계도 더욱 돈독해진다. 뮤지컬 공연이 끝나고 무대 뒷정리를 돕고 쓰레기 처리를 다 같이 하면서 이 분들 참 인성도 좋은 분들이구나 서로를 배려하는 모습이 너무 예뻐 보였다. 공연하는 모습도 멋졌지만, 서로를 배려하며 준비하는 모습에서 그들의 매력에 푹 빠져들게 되었다. 아무래도 공연과 공연하는 사람들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쉽지 않을 것 같다. 우리가 어떤 인연으로 만나 같은 공간에서 호흡을 맞춰가며 함께 춤추고 노래를 한 것일까. 올해 잊지 못할 추억 하나가 추가되었다. 이 분들과의 인연을 소중하게 이어가고 싶다. 나도 더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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