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걸 놓아버리지 않고도 우린 충분히 자유로울 수 있었고, 일상과 캠핑은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받으며 느슨한 연대를 이어나가고 있어요.
이 집을 찾고 고치기 시작했을 때, 진지하게 퇴사를 고민했다. (중략) 그런데 육체노동을 그렇게 하는데도 오히려 충전되는 기분이었다. 주말마다 보고 듣고 경험하는 모든 일이 새로운 에너지가 되어서인지, 마음도 더 단단해졌다. 봄, 여름, 가을을 지나 겨울이 되었다. 그때부턴 이상하게 서울로 돌아가는 일요일 밤이 싫지 않았다. 오히려 설렜다. 그때 알았다. 나는 일이 싫어진 게 아니라, 일이 보이지 않을 만큼 지쳐 있었을 뿐이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