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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간부자 Jul 07. 2023

나를 산책시킨다.

아침 일찍 근처 공원에 나가면, 개를 산책시키러 나온 사람들이 많다.

공원에 산책 나온 개들은 한껏 신나 있다.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실컷 냄새를 맡고, 꼬리를 살랑거리며 겅중겅중 뛰듯이 걸어다닌다.

이른 아침에 피로와 귀찮음을 물리치고 주인이 산책을 데리고 나온 개들은 틀림없이 사랑받는 존재들이다.

사랑받아 빛나는 존재들을 지켜보는 기분은 왠지 흐뭇하다.


나는 나를 산책시킨다.

이른 아침의 선선한 공기, 살갗과 옷깃에 스치는 바람, 탁 트인 하늘, 조용히 활기찬 적당한 소음, 싱그러운 초록빛 나무와 풀 사이로 걷다 보면 나도 산책 나온 개들처럼 흥이 올라오며 점점 신이 난다.

그래서 평소보다 늦게 일어난 날이어도, 웬만하면 짧게라도 산책을 나간다.

산책을 통해, 나는 내게 사랑받는다.

사랑하고 사랑받는 기분은 따뜻하고 흐뭇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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