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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명한 새벽빛 May 08. 2017

좋아하는 것에 대한 글쓰기

저의 취미는 마음수련 명상입니다만

삶은 소중한 거니까 네 마음가는 대로
사람들이 네게 원하는 것보다 네가 원하는 걸 해 봐.
사람들이 너를 미쳤다고 하더라도
그건 시점의 차이일 뿐이니까.

- 파울로 코엘료,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중에서


대학 때 만난 몇 권의 책을 통해서 나는 '죽음'을 상상하는 일만으로도 '삶'에 대한 물음에 의외로 쉽게 답을 내릴 수 있게 됨을 발견했다. 그 가운데 책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를 읽고 나서는 나도 이 책 속의 문장들이 나에게 말해준 바대로 사는 동안 무언가에 '미쳐' 보고 싶다는 꿈이 생겼던 것 같다. 다른 사람이 나에게 요구하는 삶이 아닌, 내가 정말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무언가를 발견해서 파고들고 싶었다.


그러나 두루 배우는 것을 즐기고 좋아하면서도 정작 내가 빠져들고 싶은 것을 고르기는 어려웠다. 보통 무엇이든지 한 가지를 끈기 있게 해나가려면 육체적인 노력은 물론이고 금전과 시간을 투자할 필요가 있다. 체력도 금전도 부족한 나로서는 신중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투자가 아깝지 않을 만큼 매력적인 것을 찾지도 못했고, 잘할 자신이 없어서 일찌감치 포기한 것도 허다하다. 그렇게 막상 이렇다 할 취미도, 특기도 없다보니 나를 소개하려면 난감했다. 나는 누구지?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은 뭘까?


 '나다움'에 대한 고민을 고, '진짜 행복'을 찾으려 애를 썼다. 그러다가 3년 전, 처음 마음수련의 마음빼기 명상을 만났을 때 나는 이런 ""이 있나 싶었다. 를 버려서 를 찾는 이 명상 방법은 세상에서 가장 쉽게 내가 원하는 것을 얻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실은 이미 1과정 때 이 쉬운 마음빼기 방법이 너무 반가워서, 1~7단계 공부를 끝까지 한 뒤에 '마음빼기가 가장 쉬웠어요'라는 책이라도 내고 싶은 심정이었다. 어.. 그런데 브런치 덕분에 어쩌면 언젠가는 그 꿈이 실현될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생겼다.


쉽고도 어렵고 재미있고도 재미없는


마음빼기 명상은 쉽고 명료해서 누구나 방법대로 자기의 마음을 버리면 변함없이 행복한 본래 마음이 드러남을 실제로 확인할 수가 있다. '좋은 말이네'에 그쳤던 문장들이 '나의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눈 뜨고 생활하는 일상 속에서도 재미있게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고, 힘든 마음이 버려지는 것만큼 신나는 일이 없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간사한지, 나는 그렇게 좋다고 하다가도 내 안에 있는 고통스런 마음을 직면할 때는 너무 힘이 들어서 마음수련 명상 방법을 원망하기도 했었다.


그게 내 마음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버리면 쉬운데, 끝까지 버티겠다고 고집을 부리느라 그랬다. 버리고 싶으면서도 버리고 싶지 않더라. 마음수련 명상은 '나 자신과의 싸움'을 쉽게 이길 수 있게 해주는 방법이지만 어느 편에 설지는 내가 선택해야 하는 일인 것 같. 결과적으로 나 자신과 화해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모든 것은 순리대로 흘러가는 것이기에, 내가 버리고자 한다면 직면하는 과정을 건너뛸 수는 없다. 하지만 인정할 수 있는 용기만 있다면 너무나 쉽게 그 마음을 깨끗하게 버릴 수 있는 방법이다.


여하튼 내가 마음수련 명상 효과를 보고 나자 초반에는 주위에다 자주 명상을 권했다. 이 부분은 나도 후회가 된다. 내가 겪은 변화가 한두 가지가 아니어서, 마음수련 명상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았던 탓이다. 마침 브런치를 알게 되어 다행이었다. 필요한 사람은 알아서 찾아 읽겠고, 내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굳이 입 아프게 마음수련을 하면 긍정적인 변화를 겪는다는 이야기를 반복하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이다.


마음수련 명상 매니아랍니다


나의 글은 나만의 개인적인 경험담일 뿐, 마음수련 명상에 대한 생각은 사람들 수효만큼 다양할 것이다. 마음이 버려진다는 것만 똑같다. 이 명상이 재미있다는 나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있었다. 그런데 방법은 진짜 쉽고 재미있다! (글 <하면 된다> 참고) '내 마 직면하는 것'이 때때로 괴로울 뿐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예상독자가 마음수련 명상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이 쉬운 명상을 어렵게 하지 말고, 이제는 즐겁게 하자고 감히 말하고 싶었다. 내 마음을 돌아보는 일이 용기가 필요했던 만큼 나의 글쓰기도 그러하다. 조금이나마 위로와 응원이 될 수 있다면 정말 기쁠 것 같다. 함께라야 멀리 갈 수 있다.


작년에 딱 한 번 마음수련 명상센터 청년회 모임에서 캠핑을 갈 때 참석했던 적이 있었다. 지금은 브런치 덕분에 아는 사람도 많아졌지만 그 때는 두어 명 빼고 모두 처음 보는 얼굴들이어서 정말 낯설었다. 다름이 아니라, 자기 소개를 하는데 내가 취미를 묻는 질문에 "명상"이라고 대답하는 바람에 사람들이 황당해 했던 기억이 난다. 모두 명상을 하는 사람들이니까 다른 대답을 기대했던 모양이다. 그런데 나는 정말 취미가 명상이다. 그래서 이렇게 지겨움도 모르고 명상에 대한 글을 쓰는 것이 아니겠나.


나에게 다시 취미를 물어온다고 해도 나는 '글쓰기'가 아니라 '명상'이라고 대답할 것 같다. 물론 지금은 운동, 독서, 요리, 그림그리기 등을 즐길 여유도 생겨서 취미가 늘어났지만 마음빼기 명상은 그 모든 것을 하면서도 할 수 있는 생활 명상이다. '삶을 돌아보고 버리는' 명상이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삶'에 관한 관심에서 시작하고 끝난다. 그리고 마음을 '버리는 일'은 현실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인정하고 변화를 주도하기 위해 '행동'할 수 있는 힘을 '채우는 일'이었다는 이야기를 꼭 하고 싶다.


브런치북 세 번째 낙선, 그리고 다시 꾸는 꿈


책을 출간하고 싶다는 꿈이 있어서 그동안 브런치북 이벤트에 슬쩍 참여는 했었다. 매번 당연히 떨어졌지만, 응모할 때마다 괜히 설레는 마음은 있었다. 하지만 출간 기획도 없이, 무작정 쓰고 싶은 대로 두서 없이 글을 쓴 것이 흠이었을까? 제대로 글을 써 본 적도 없고, 어떤 글을 써야 할지도 감이 안 잡혔기 때문에 나는 그저 그때 그때 쓰고 싶은 글을 쓸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브런치 덕분에 이렇게 많은 글을 '일단' 써볼 수 있었고,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지도 더 뚜렷하게 알 수 있게 되었다.


관심작가님들의 연이은 브런치북 수상 소식에 내 가슴이 벅차다. 나도 어쩌면 '책'이라고 내밀 수 있게, 구슬을 꿰는 방향 설정부터 다시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나오는 대로만 쓰다가, 뭔가를 계획해야 겠다고 생각하니 막막하다. 고민하지 말고 그냥 계속 나오는 대로 써야겠다. 마음수련 명상이 아무리 좋아도 그것에 대한 마음마저 '빼기'하듯, 아무튼 글쓰기를 더 즐겁게 하기 위해서 글쓰기도 '빼기' 하련다. 나는 그 동안 긴 글 읽어주신 독자님들께 정말로 감사한 마음이다. (부정적인 피드백 대부분이 '너무 길다'였다.)


주문형 출판 P.O.D... 브런치에 접속할 때마다 "출간하기" 버튼이 눈에 아른거린다. 이렇게 가슴을 설레게 하다니! 브런치 작가에게 1인 1책 출간 기회를 준다고 하니 여간 떨리는 일이 아니다. 독자님들 손에 잡히는 종이책으로 읽히고 싶다는 의지가 생겨서 괜히 더 신중해졌다. 어떻게 하지? 어떤 책을 쓰지? 그 물음에 답하다가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초심으로 돌아가서 보니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한 글쓰기를 하고 있었고, 나의 감정을 풀어내며 스스로 도움을 받았으며, 또한 내가 받아온 도움을 나누고 싶다는 마음이 가장 컸다. 그 마음으로 쭉 나아가야겠다.






브런치 덕분에 저는 모르는데 저를 아는 사람들이 생겨났어요. 반갑게 다가와긍정적인 피드백을 주는 분들도 계셔서 몸둘 바를 모르고 있습니다. 위로가 되었다, 희망이 되었다, 공감이 되더라 하는 이야기들이 저에게도 위로가 되고 희망이 되고 힘이 되었어요. 부족한 글 읽어주시고, 함께 해주셔서 감사해요. 새로운 마음으로 더욱 즐겁게 글을 쓰겠습니다.


독자님들의 댓글과 피드백을 소중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궁금했던 것이나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있다면 언제든지 말씀해주세요.

늘 고맙습니다. :)


instagram: vivid.dawn

e-mail: vivid_daw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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