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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명한 새벽빛 Jul 16. 2017

생각의 파장

피그말리온과 조각상

나를 이기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앞에서 나도 모르게 이기적인 행동이 나오는 것에 깜짝 놀랐다. 오히려 오해를 풀 수 있게 더 잘해야겠다는 욕심까지 있었는데, 상대의 눈에 "역시 쟤는.."이라고 여겨질 법한 순간들이 이어졌다. 오해를 푸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그것을 기다려줄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변명을 늘어놓고 싶고, 후회가 가득해지지만 그런 행동을 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에 대해 자신이 기대하는 바나 믿고 있는 대로 실현되는 경우를 심리학에서 '피그말리온 효과'라고 부른다. 아이들을 교육하는 사람이라면 그런 사례를 더 쉽게 접하게 되는데, 우리가 피그말리온과 같은 조각가가 될 수 있는 사람이기에 조심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준다. 그런데 우리는 '조각가'이기에 앞서 '조각상'이기도 하다. 아이든 어른이든 누구나 조각가이면서 조각상이다.


상대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표현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바가 있다. 물론 그것조차 나의 입장에서 하는 오해나 착각일 때도 있지만, 분명 그것이 '나만 문제'여서 생긴 결과는 아니었다. 생각 하나가 일으키는 파장이 모든 것에 영향을 미다. 함께 기쁘고 함께 슬퍼하는 공감을 넘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한 사람이 일으키는 생각의 파장에 주위 사람들까지 영향을 받는 일은 무척 흔하다.


내가 일으키는 생각 하나도 조심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음속으로 살인을 저질러도 죄라는 말이 있다. 마음으로 하는 일이 보이지 않아서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 파장이 나에게 펼쳐지는 환경을 결정하고 마음 먹은 대로 산다는 것을 생각하면, 하루라도 빨리 부정적인 마음을 다 버리고 싶다. 그리고 상대도 마음없이 나를 바라줬으면 좋겠다. 그래야 우리가 서로에게 진심일 수 있지 않을까?


혼자서 노력하는 경우에는 더 많은 시간이 들지만, 함께 노력하면 변화는 훨씬 더 빠르다. 우리가 '하나'라는 말, 그리고 '모든 것이 나의 잘못'이라는 말이 더 잘 이해가 된다. '오해'를 불러일으킨 나의 행동 또한 나에게 그런 마음이 있었기 때문을 인정해야 한다. 어쩌면 우리는 서로에게 남아 있는 마음을 보여주는 '거울'이 되어주느라 이런 저런 일들을 겪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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