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수련 명상일기 - 욕심
초임 때부터 교실에서 아프다는 말로 아이들의 이해를 구해야 했던 날이 많았다. 처음 뵙는 학부모님이 첫인사로 내 건강에 대한 안부를 물을 정도였으니 아이들에게 내 모습이 어떻게 기억되었을지... 해를 거듭할수록 그런 내 모습이 더 견디기 힘들었다.
열정이라는 이름으로 내 시간을 모두 일에 투자했던 것 같다. 그래도 제자리걸음이었다. 일머리도 없고, 부족한 것이 당연한데도 마치 돋보기라도 달린 것처럼 내 부족함만 아주 커다랗게 보였다. 나의 상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한다는 게 참 쉽지 않다. 부정하고 싶은 것 투성이였다. 첫술에 배부르려 했던 시간들.
"쌤, 지금도 잘하고 있어요!"
나의 힘듦이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서 나온다는 것을 어떻게 아셨는지 당시에 동학년 선생님의 한 마디에 눈물을 쏟았던 기억이 난다.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드는 법이라, 무거운 몸처럼 마음도 밑바닥에 닿아 있을 때가 많았다.
아이들이 아무리 나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해주어도, 나는 불안했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아이들 앞에 설 수 없었던 것을 누가 이해할까? 나 자신을 채찍질하는 내 마음이 문제였음을 나는 알고 있었다.
스스로 높은 기준을 설정하고 욕심을 부리니 그만큼 해내지 못하는 현실이 항상 마음에 들지 않았다. 원인이 되는 마음의 짐을 내려놓는 과정이 나에게는 최우선이었다. 내가 나를 힘들게 하지 않으니 참으로 마음이 가볍다.
음.. 아주아주 건강한 모습으로 아이들을 만나고 싶지만 내가 생각하는 완벽한 상태는 없다는 것도 인정은 해야 한다. 앞으로도 못하는 것은 못한다고 해야지. ㅎㅎ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는 것이 올해 목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