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챕터북으로 시작한 영어

by 조카사랑

《Dragon Masters #1》은 Drake라는 여덟 살 소년이 왕의 병사들에 의해 궁전으로 끌려가며 시작된다. 그는 ‘Dragon Stone’에 의해 ‘Dragon Master’로 선정되고, 자신의 드래곤인 earth dragon ‘Worm’을 만나게 된다. 궁전에서 먼저 도착해 있던 세 명의 Dragon Masters와 함께 어둠의 마법사에 맞서기 위한 훈련을 받는 내용이다.


《Dragon Masters 시리즈》로 [50대 영어원서 도전기]를 시작한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그냥 판타지를 좋아했을 뿐이다. 친한 친구의 아들이 읽던 영어 원서를 정리한다고 해서 얻어온 책 중에 이 시리즈가 있었다. 책 표지에 그려진 용의 모습을 처음 봤을 때, 심장이 두근거렸다. 누가 봤다면 50대 중년 여성이 주책맞다고 했을지도 모르지만, 어쩌랴. 로맨스는 취향이 아니었고, 추리소설은 집중력이 필요해 부담스러웠다. 그나마 챕터북은 문장이 짧고, 그림도 좋고, 내가 좋아하는 장르도 많았다. 무엇보다, 책 두께가 얇아 한 권을 읽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도 않는다.


영어 원서를 읽으며 가장 먼저 부딪힌 벽은 '고유명사'였다. 언어는 사회와 문화를 반영하기에, 아무리 영어 단어를 많이 외워도 원서 속에는 낯선 이름과 지명, 물건들이 계속 등장했다. 특히 사전을 찾아도 나오지 않는 단어들을 마주할 때, 그것이 고유명사라는 걸 나중에야 깨닫곤 했다. 배경과 주요 인물 정보가 대부분 초반에 등장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몰입하지 않으면 전체 흐름을 따라가기 어렵다. 그래서 첫 장부터 집중해서 읽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실감했다.


그리고 또 하나, ‘이미지 연상’이다. 앞선 글 ‘영어를 못하지만, 영어 원서는 읽고 싶어’에서도 언급했지만,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는다는 건 제대로 해석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단어를 외우는 것만큼 문장을 읽고 머릿속에 장면이 그려지는지가 중요했다. 그래서 책 속 문장을 읽고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을 때는 챗GPT에 질문하거나, 구글 이미지 검색으로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예를 들어 《Dragon Masters #1》 첫 페이지에 이런 문장이 있다.


A worm crawled on it. (출처: 《Dragon Masters #1》(p.1))


‘crawl’이 ‘기어가다’라는 뜻이란 건 알았지만, 평소 사용하지 않던 단어라 쉽게 외워지지 않았다. 실제로 책을 두세번 볼때까지 이미지가 명확하게 떠오르지 않았다. 그런데 구글 이미지에서 기어가는 아기 사진을 보는 순간, ‘crawl’이라는 단어가 단번에 기억에 남았다.


물론 단어를 다 안다고 해서 책이 완전히 이해되는 것은 아니었다. 책 속에는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문화와 사고방식, 그리고 상식이 있었다. 다음 편에는 문화 차이에 의한 어쩔수 없는 이해의 간극과 직독직해의 벽에 대해 설명해 보고자 한다. 영어 원서 읽기를 처음 시작하는 50대의 마음으로, 날것 그대로의 이야기를 담을 예정이므로 기대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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