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의 일상 - 나를 위로 하는 책

by 조카사랑

J는 정여울 작가를 좋아한다. 작가의 『끝까지 쓰는 용기』(정여울 저, 이내 그림, 김영사, 2022)를 읽고 따뜻한 감성에 반했다. 그 책을 시작으로 작가의 다른 책들도 자연스레 손에 들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J는, 독학으로 심리학을 공부하며 치유에세이를 써 내려가는 작가의 서사에 강하게 이끌렸다. ‘그림에세이’, ‘북에세이’에만 익숙했던 그녀에게 ‘치유에세이’라는 장르는 낯설고도 신선했다.


심리학에 관심이 많은 J에게, 이 장르는 마치 아직 가보지 못한 내면의 길 하나를 밝혀주는 등불처럼 다가왔다. 그 뒤로 그녀는 『나를 돌보지 않는 나에게』, 『늘 괜찮다 말하는 당신에게』, 그리고 지금 읽고 있는 『상처조차 아름다운 그대에게』까지, 한 권씩 작가의 책을 따라 읽어갔다. 책을 읽을수록, J는 작가의 언어에 은근히, 그러나 깊게 위로받고 있다는 걸 느꼈다.


『끝까지 쓰는 용기』를 읽던 어느 날, 작가 소개란을 읽다가 멈칫했다.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 졸업, 국어국문학 박사’ 솔직히 말해 J는, ‘헐, 금수저네’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스쳤다. ‘그래서 글을 잘 쓰는 건가’ 싶은 의심도 들었다. 초엘리트 작가에게 과연 어떤 고민이 있을까. 하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그녀는 한 가지 사실을 절절히 깨달았다. 고민 없는 사람은 없다는 것.


똑똑하다고 해서, 서울대를 나왔다고 해서, 상처가 저절로 아물지는 않는다. 아무리 강해 보여도 인간은 단 하나의 트라우마로도 쉽게 무너질 수 있다.

“상처받는 것은 나약함의 표현이 아닙니다. 존재의 필연적 조건입니다. 우리는 상처받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매일 상처 입습니다. 고로 존재합니다.” – 『상처조차 아름다운 그대에게』 p.17~18 –


이 문장을 읽고, J는 고개를 떨구었다.


‘상처 입는 것이 살아 있음의 증명’이라니.'


자신이 부족해서 힘든 건 아닐까 자책하던 마음이, 치열하게 살아서 더 많은 상처를 받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작가가 자주 언급한 정신분석학자, 칼 구스타프 융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레 따라왔다.


‘혹시 나도, 작가가 받은 위로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을까?’


사실 J는 아직 자신의 그림자(트라우마)를 정면으로 마주한 적이 없다. 지금도 그럭저럭 잘 살고 있는데, 굳이 감춰둔 내면을 꺼낼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어쩌면, 그걸 마주할 용기가 아직 없는 건지도 모른다.


과연 J는 정여울 작가처럼, 자신을 돌아보고, 새로운 자신을 마주할 수 있을까. 아직은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건, 이런 고민들이 J를 조금이라도 움직이게 만든다는 것. 아주 조금일지라도, 나아간다면— 그 자체로 이미 조금 더 나은 자신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 아닐까. 그런 기대를 품고, J는 오늘도 한 줄을 읽고, 한 줄을 쓴다.


# 하고잽이 생각, 세상 최고 하고잽이(!!) 일상 : 네이버 블로그

keyword
작가의 이전글J의 일상 - 하루 한 걸음, 나를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