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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ny sallim Mar 10. 2022

발수건도 수건이야.

생각을 바꾸면 상황이 달라져보인다.

지난달 내가 좋아하는 침구브랜드에서 발수건(풋타월)을 할인판매하는 이벤트가 있었다.

페이스타월을 너무 잘 쓰고 있던터라 발수건까지 세트로 맞추고 싶은 욕심에 주저없이 결제했다.

2세트 총 8개를 구매해 거실과 안방 욕실 근처에 4개씩 나눠 두었다.


그 전에는 발걸레로 쓰는 진회색타월을 따로 두었다.

한 번 꺼내놓으면 ‘발만 닦으니까~’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보통 3~4일 이상 쓰고 바꿔두곤 했다.

그렇게 쓴 발걸레는 수건과 달리 걸레로 따로 구분하고 세탁 또한 철저하게 분리했다.


어느 날 아들이 발바닥이 간지럽고 좁쌀같은 것이 만져진다고 야단이었다.

티눈이겠지 싶었는데 피부과에 데려가니 사마귀란다.

여러가지 루트를 통해 감염될 수 있는데 그 원인 중 욕실화나 타월을 함께 쓰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그날 집에 와 거실 화장실을 공유하는 딸과 아들의 욕실화를 구분해주고 발걸레를 없애고 각자의 수건으로 닦도로 이야기했다.

아들의 사마귀 치료가 마무리 될 무렵 발걸레를 다시 꺼내놓다 생각을 바꿨다.

발걸레가 아닌 ‘발수건’을 놓아야겠다고 말이다.

수건으로는 얼굴 뿐 아니라 머리, 몸, 발바닥, 혹은 엎지러진 물을 급하게 치울 때도 옆에 놓인 수건을 끌어다 쓰면서 왜 발만 닦는 발걸레를 더럽다고 느끼며 구분하려했는지 나조차 의아했다.

그것은 수건이 아닌 ‘걸레’라 규정했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제부터는 1일 1개 발수건 교체로 더이상 며칠씩 사용하는 발걸레를 없애기로 했다.

하루에 발수건에 발을 닦는 횟수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가족들은 외출 후 샤워를 한 후에나 발에 물을 묻히고 닦지 그 전에는 많아야 두 어번 볼일을 볼 때 잠깐 딛고 지나갈 뿐이었다.

지금은 풋타월이라는 생각으로 깨끗하게 유지하며 수건과 함께 세척한다.


매일 습관적으로 반복하는 행동에는 반문을 잘 갖지 않는다.

익숙함에 젖어 큰 불편함이 없다면 다른 상황을 생각할 겨를이 없는 것이다.

이제는 풋타월은 수건과 함께 세척한다.

습관으로 체화하기 위해 매일 아침 새로운 살림 루틴으로 설정해 꼼꼼하게 실행중이다.

바뀐 것은 발수건 뿐이지만 생각의 전환으로 습관도 청결함도 한층 업그레이드 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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