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한 다스 할아버지는 젊은 시절 군인이었는데 전쟁터에서 부상을 당해 절름발이가 되어 고향으로 돌아와 혼자서 살아간다. 할아버지가 80살이 되었을 때 자신의 딸이 두 살 난 손자를 할아버지에게 남기고 죽는다. 할아버지는 혼자 살기에도 버거운 형편이지만 묵묵히 손자를 맡았고 손자인 넬로는 할아버지에게 선물과 같이 고맙고 소중한 존재가 된다.
할아버지는 동네 사람들의 우유 통을 작은 수레에 실어 인근 도시인 안트베르펜에 운반해 주는 일로 생계를 유지하지만 항상 가난에 시달린다. 그러던 어느 날 길에서 고된 노동 끝에 쓰러져 주인에게 버림받고 죽어가는 플랜더스 지방 혈통의 개를 데려와 극진히 간호하여 살려낸다. 파트라슈라는 이름을 얻게 된 개는 새 가족이 된다. 파트라슈는 할아버지가 늙고 병들어 끌지 못하는 우유 수레를 넬로와 함께 끌면서 집안에 도움이 되고 넬로와 함께 행복하고 순수하고 건강한 날들을 보낸다.
파트라슈 외에 넬로가 친하게 지내는 친구로 알루아라는 소녀가 있다. 그렇지만 알루아의 아버지인 코제 씨는 가난하기 그지없는 넬로가 자기 딸과 친하게 지내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하여 둘을 떼어놓으려고 한다. 알로아의 아버지 코제 씨에 의해 넬로와 파트라슈는 동네 사람에게도 외면을 당하고 도움을 거절당한다. 집단 따돌림의 고통 속에서 넬로는 해마다 안트베르펜에서 주최하는 미술대회에 그림을 출품한다.
크리스마스 무렵, 다스 할아버지는 세상을 떠나고 넬로는 파트라슈와 둘만 남는다. 동네 사람들은 코제 씨의 눈치를 보며 넬로에게 우유 배달 일도 맡기지 않아 넬로와 파트라슈는 며칠을 굶는다. 더구나 겨우 몸을 누일 수 있었던 오두막집조차 코제 씨의 눈치를 보던 주인으로부터 나가라는 통보를 받는다. 주인에게 쫓겨나기 전에 자진해서 정든 집을 떠나기로 한 넬로는 미술대회에서도 낙선한 것을 알고 완전히 낙심한다. 넬로와 함께 길을 헤매던 파트라슈는 눈 속에 파묻힌 지갑을 찾아낸다. 알로아 아버지의 지갑인 것을 알게 된 넬로는 알로아의 집을 찾아가 코제 씨의 지갑을 돌려주고 파트라슈를 돌봐 줄 것을 부탁하고 떠난다.
흥성한 크리스마스이브 파티를 위해 알로아의 집으로 사람들이 드나드는 틈을 이용해 파트라슈는 알로아의 집을 나와 눈 속에 희미해지는 넬로의 흔적을 찾는다. 넬로의 자취는 넬로가 자주 가던 안트베르펜 대성당으로 이어지고 파트라슈는 문이 잠겨 있지 않은 안트베르펜 대성당 안으로 들어가서 루벤스의 그림 앞에 쓰러져 있는 넬로를 찾아낸다. 겨우 정신을 차린 넬로는 파트라슈를 끌어안고 함께 죽기를 기다린다.
그때 갑자기 보름달빛이 환하게 성당 안으로 들어와 루벤스의 두 그림을 환하게 비춘다. 넬로가 성당 안으로 들어오면서 그림을 덮고 있던 가리개 천을 걷어버렸던 것이다. 넬로가 그렇게 보고 싶어 했던 그림이 눈앞에 환하게 드러나자 넬로는 황홀하게 그림을 바라보며 기쁨에 찬 눈물을 반짝거린다. 이튿날, 크리스마스 아침에 온 동네 사람들은 성탄 미사를 위해 대성당으로 몰려와서 성당 제단 앞에 죽어 있는 넬로와 파트라슈를 발견한다. 코제 씨를 비롯한 동네 사람들이 넬로에게 했던 모질고 잘못된 자신들의 행동을 뉘우치면서 넬로에게 깨어나라고 소리친다.
하지만 미소를 머금은 채 위대한 루벤스의 그림을 올려다보고 있는 창백한 얼굴은 모두에게 이렇게 말하는 듯했다.
“너무 늦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