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흔한 이름
마리아
세상에서 가장 아픈 이름
마리아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이름
마리아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이름
마리아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이름
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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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세상에서 가장 흔한 이름이다.
영희, 순희처럼 그곳에서는 가장 일반적인 보통 이름이 마리아다. 가장 평범했던 마리아의 기가 막힌 일생.
동정녀 임신이라는 비상식적인 방법으로 어머니가 된 마리아,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아들의 예사롭지 않은 성장을 지켜보아야 했던 어머니 마리아,
범상치 않은 행적과 하나님 나라의 선언으로 센세이션의 중심인물이 되었던 아들의 어머니 마리아,
절대적 전통과 사회적 통념에 위반되는 말과 행동으로 종교지도자들과 유대인 지배층들의 공분을 끌어내었던 아들의 어머니 마리아,
계획적 살인으로 자기가 매달릴 십자가를 손수 지고 채찍에 맞으면서 사형장으로 끌려가는 아들을 따라가며 군중의 조롱과 비난을 두 눈과 귀로 보고 들어야 했던 어머니 마리아,
아들의 찢겨긴 시신이 내려져 무덤으로 옮겨지는 것을 보아야 했던 어머니 마리아,
부활 후 40일간의 아들의 행적을 전해 들어야 했던 어머니 마리아,
하늘로 승천하는 아들을 보았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을 어머니 마리아,
세상 떠날 때까지 사람들 사이에 회자되는 아들의 이야기와 이름을 들으면서 살아야 했을 마리아.
성령의 잉태에 대한 마리아의 순종이 없었더라면 하나님의 인류 구원의 계획은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하나님을 자신의 아들로 두어야 했을 마리아의 평생은 어떠했을까. 가슴을 쥐어뜯으며 비통한 일생을 살았을 마리아에게 나중에 주어진 영광과 존경을 기뻐했을까.
위대한 삶을 살았던 인간에게 주어지는 칭호와 예우는 그 사람의 몫인가. 아니면 죄를 저지른 대중들이 스스로에게 주는 면죄부인가. 인류를 구원하거나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긴 사람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지는 명예나 칭호와 전혀 무관할 수 있다. 왜? 그들의 생전의 삶은 그런 것들을 얻기 위하여 살았던 삶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영웅이나 성자의 생전에 그들을 알아보거나 그들의 행적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눈이 우리들에게는 없는가. 자신들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 사후에야 그 사람을 제대로 알아보고 평가하는 것은 인간의 한없는 탐욕 때문인가.
이 시는 세상에서 가장 슬프고 가슴 아픈 일생을 살았을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에게 바치는 나의 헌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