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순 셋 젊은 엄마와 늙은 딸의 더부살이 (10)
수술은 6시간을 꽉 채우고, 준비시간까지하면
훌쩍 넘겨서 끝이 났다.
원래 대여섯시간이 걸릴거라고 했지만
5시간이 다 되었을 때 한 번, 여섯시간이 되었을 때
또 한 번 조바심이 났다.
상황이 좋으면 대여섯시간이 안걸릴 수도 있는 것
아닐까 하는 기대때문이었으리라.
그런데 수술시작했다는 문자를 받고
여섯시간이 넘었는데도 불구하고 수술이 끝났다는
연락이 없는 것이다.
수술은 당연히 잘 끝나리라고 믿었지만
그 믿음에 부응하지 않게
우리의 인내심은 바닥을 드러냈다.
여섯시간이 지나고 5분쯤 지났을 때
입원하셨던 병동으로 연락해서 상황을 문의해보았다.
12층 ***호실에 계셨던 ***환자분 가족인데요.
수술은 끝났나요?
아직 연락이 없어서요.
전화받은 간호사가 잠깐만요 하며
전산을 확인하는 듯 했고 곧바로 누구요? 라는
대답이 들려왔다.
황당한 순간이었다.
12층 ***호실 *** 환자분이요.
......
1시 반에 간암 수술 들어가셨는데...
알고보니 수술실에서 중환자실로 옮기게 되면
원래 입원했던 병실은 자연스럽게
퇴실조치가 되는 것이었다.
입원대기환자가 많다고 해서 일찍이 자리를 비워주고
짐을 정리해놓았는데 바로 응대가 안되고
울 엄마를 바로 몰라봐주니 왠지 서운함이 들었다.
환자분은 수술 잘 받으셨고
중환자실로 이동하실 예정이시래요.
안도의 한숨을 크게 내쉬며 새벽부터 온 몸에 들어갔던
긴장감이 조금은 풀리는 느낌이었다.
이제 중환자실에서 언제 깨어나셔서
병실로 올라오시느냐가 그 다음 단계라
병실로 올라오시기 전까지는
마음을 완전히 놓기 어려울 것 같았다.
이어서 수술을 집도하셨던 담당 외과의사 선생님께서
전화를 주셨다.
*** 환자분의 보호자세요?
수술은 예정대로 잘 끝났습니다.
중환자실로 옮기셨고 밤새 경과를 봐서
내일 중으로는 입원병동으로
올라가실 수 있을 거에요.
네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교수님!
얼굴을 보고 있지도 않은데도 자리에 벌떡 일어나
허리를 연신 굽히며 인사를 했다.
아픈 부모를 보는 자식의 심정도 이렇게 애가 닳고
마음이 저린데, 아픈 자녀를 바라보는 부모의 심정은
이보다 더 하겠지 싶었다.
그 날 밤은 잘 잤다.
분명 긴장했었는데 수술이 잘 됐다는
교수님의 자신감 넘치는 전화연락이 남은 긴장감마저
풀리게 했던 것 같다.
그렇게 수술밤이 지냈다.
엄마는 중환자실에서, 나는 집에서...
밤이 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