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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농사 6월 : 물고보기 정리정리 풀약주기

5월 모내기가 끝나면 한결 여유가 생긴다. 벼농사의 반이 지나갔다. 10월 추수할 때까지 논에 물관리하는 것이 관건이다.



물고보기

모내기 전에 물고를 낮춰 물을 뺐다. 모내기가 끝나면 다시 물을 고이기 위해 물고를 높여야 한다. 이때 논두렁이 터지거나 틈새로 물이 새는 곳은 없는지 걸어 다니며 둘러본다. 걷는 양이 생각보다 많다. 남편이 논에 다녀오면 다리가 너무 아프다고 한다. 남편 혼자 논에 다닐 때가 많다 보니, 다리 안마는 내 몫이다.


물고 볼 때, 장화랑 삽 필수! 논에 들어가야 할 때도 있지만 뱀이 한창 나올 때라 장화를 꼭 신어야 한다. 그리고 모가 빠진 곳, 잠긴 곳이 있으면 모를 손으로 조금씩 심기도 한다.



모판정리

모내기하고 남은 모판은 논에서부터 차곡차곡 쌓아 온다. 갖고 온 모판은 모판 전용파렛트에 쌓는다. 귀찮다고 대충 아무 데나 두면 내년에 더 고생한다. 내년 4월 못자리 때 꺼내 쓰기 쉽도록 미리미리 정리한다.


하우스에 남은 모판도 정리한다. 여유 있게 준비했는데 올해 못자리가 생각보다 너무 잘 됐다. 버릴 것 없이 전량 다 쓸 수 있어서 필요한 이웃에게 일부 나눠주고 나머지는 다 뒤집어 엎었다. 모만 떼어서 밭에 모아 버리고 모판은 쌓아서 정리한다. 못자리가 끝난 하우스에는 어머님이 수박, 참외 등을 심으신다.



농기계 세차

모내기에 사용한 트랙터와 이앙기는 고압분사기로 기계에 붙은 흙을 제거하며 세차한다. 기계가 작동 중일 때 농약, 비료가 많이 묻는다. 그대로 오랜 시간 방치하면 부식될 위험이 있고 고장의 원인다. 세차 후 햇볕에 물기를 말리고 기름칠을 해서 관리한다.



비료포대 농약봉지 정리

모내기가 끝나면 그동안 사용한 농약병, 농양봉지, 비료포대, 농약상자 등이 한가득 나온다. 모내기하는 중에는 바빠서 대충 창고에 막 던져 두었다가, 모내기 끝나고 하루 날 잡아서 싹 정리한다.


재활용 가능한 것들은 분리배출하고, 폐농약용기는 수거함에 배출시킨다. 비료포대는 별도로 배출해야 한다. 늘 가을쯤 새마을지도자들이 수거해 주셔서 처분했는데 이번에 빨리 정리하려고 알아보니 한국환경공단에 직접 배출도 가능하다는 걸 알았다.


농사도 정보력인데 행정복지센터나 관계부서에 문의해도 답을 얻기가 어려울 때가 많다. 농사지으며 궁금한 정보는 인터넷 검색해도 안 나오는 게 많다. 귀농귀촌의 가장 어려운 점이 이 부분일 것 같다.



논두렁 풀약주기

벼농사는 1년에 3번 논두렁에 풀약을 준다. 이때 구입하는 제초제 가격도 만만치 않다. 농약살포기(전동분무기)는 왜 그렇게 자주 고장이 나는지. 소형 농기계 구입비도 꽤 부담이 크다.


모내기 전에 1번, 모내기 직후에 1번, 8월 초에 1번 풀약을 준다. 논두렁에 풀은 무얼 먹고 그렇게 무럭무럭 잘 자라는지 끈질긴 생명력이 참 무섭다. 죽여도 죽여도 또 나는 풀. 시골 살면서 풀과의 전쟁은 부지런한 사람만 이길 수 있다.



농작물재해보험

모내기가 끝날 때쯤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하라고 카톡이 왔다. 해마다 가입하고 있어서 알아서 가입시기가 되면 알림 문자가 온다.


농사는 자연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만큼 예측할 수 없는 자연재해로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가입기간 지나기 전에 꼭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몇 년 전, 수확을 앞두고 태풍이 크게 와서 벼가 다 쓰러진 적이 있다. 수확량이 줄어들어 피해가 컸다. 그때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해서 피해보상을 일부 받을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정부보조금 및 지자체보조금 덕분에 올해도 자부담금 0원으로 보험에 가입했다.





4,5,6월 농번기가 끝났다. 이후에도 꾸준히 논에 물이 있는지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 8월 초쯤, 한 번 더 논두렁에 풀약을 줬다. 새벽시간도 무더운 한 여름. 더운 날씨에 무거운 약통 짊어지고 논두렁을 걸어 다니며 풀약을 주느라 남편은 살이 쏙 빠졌다. 이제 벼농사는 10월 수확까지 휴농기다. 고생한 만큼 열심히 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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