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본격적으로, 정리를 시작하자 1

물건 정리하기

지금 당비울 것들. 안 쓰는 물건, 필요 없는 물건을 골라내는 것으로 정리 시작한다. 생활공간에서 필요 없는 물건을 분리시키는 것만으로도 공간에 여유가 생긴다.


유통기한이 지난 물건이나 구입한 지 또는 개봉한 지 상당한 시간이 경과한 물건들을 우선순위로 골라낸다. 영수증, 고지서 등 한 번 확인하고 다시 볼일 없는 종이서류들도 싹 비운다. 혹시 불안하면 스캔하거나 사진으로 남겨둔다.


임신 전 구입했다 한 번도 못 입고 모셔둔 요가복. 다시 입을 일도 없었고 입고 싶어도 입을 수 없다. 살 빼면 입어야지 하고 몇 년을 보관만 하며 자리를 차지했다. 결국 중고로 처분했다. 첫째 육아용품 중에 둘째까지 쓰고 버리려고 쟁여둔 물건들은 사용 후 빠르게 처분했다. 덩치 큰 육아용품들만 하나씩 비워도 집이 휑해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쓸모없는 물건은 과감히 버리자. 안 쓰는 물건이나 똑같은 기능의 물건이 여러 개 있다면 필요한 사람에게 팔거나 나눔 하자. 나는 물건을 비우며 중고거래를 많이 해서 회원등급이 많이 올라갔다. 그만큼 많은 에너지가 필요했다.


버리기 아까워 중고팔거나 드림하면서 다짐했다. 물건 쉽게 사지 말자고. 정말 힘들고 번거롭고 정신적 스트레스 많다. 자신 없으면 그냥 버리자. 돈은 아깝지만 다시는 돈낭비를 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과감히 버리는 것도 재발방지 해법이다.



망설이다 비울 것들. 보관하고 싶고 갖고 있고 싶은 물건, 다음에 꼭 필요할 것 같아서 버리면 후회할 것 같은 물건은 망설임 공간에 모으자. 대신 그 망설임 공간은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정한다. 잊을만할 때쯤 다시 꺼내서 보면 한동안 한 번도 찾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망설였지만 결국 쓸모없었다. 그래도 한 번 더 고민하고 버리면 마음이 덜 미안하다. 마음이 포기할 시간을 주는 것도 중요하다.


아이 둘 키우며 아이들 그림이나 작품, 어린이집 수첩, 사진 등은 추억이 될 것 같아 하나씩 모았다. 상자 하나가 꽉 찼다. 두 녀석이 모두 어린이집을 다닐 땐 집으로 갖고 오는 물건들이 배가 되었다. 보관할 곳이 부족해졌다. 보관할 곳이 부족해지면 보관할 곳을 제발 더 만들지 말고, 있는 물건을 줄이자.


하나부터 열까지 내 새끼들의 모든 것을 기록하고 저장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사진이나 영상으로 남겨두고 비웠다. 가끔 아이들이 내가 만든 거 어디 있지? 하고 물어볼 때가 있어서 아이들 물건은 양심상 몇 개월정도 망설임 공간에 보관해 두었다가 아이들에게 허락을 구하고 주기적으로 비운다.


선물 받은 물건, 가끔 사용하는 물건, 없어도 괜찮지만 굳이 으니까 가끔 사용하딱히 아쉬울 것 없는 물건들은 망설임 공간으로 간다. 빨리 못 비워서 장기투숙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도 가끔은 서둘러서 후회하는 것보다 망설이며 천천히 행동할 때도 필요한 것 같다.



천천히 비울 것들. 아직 쓸모 있는 물건, 아직 사용 중인 물건이 많아서 고민이라면 서서히 줄인다. 한 번에 과감하게 다 비우면 참 좋겠지만 쓰고 버릴 수 있는걸 굳이 안 쓰고 버리는 건 낭비다.


나는 정리할 물건의 대부분 여기에 속했다. 의류, 화장품, 생필품 같은 물건들이다. 미리 구입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하나씩 쓰고 버리면서 비웠다. 다 쓴 뒤엔 필요한 만큼만 조금씩 구입했다.


천천히 비우기를 위해서 일단 정리할 공간에 당장 필요한 물건들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싹 챙겨 공간 밖으로 꺼낸다. 공간을 정리하는 시간은 5~10분으로도 충분하다. 다만 비워낸 물건을 버릴 것인지 팔건지 드림할 건지 다 쓰고 버릴 것인지 결정하고 행동하는데 시간이 더 많이 소모된다. 그래서 조금씩 천천히 느긋하게 정리를 즐기지 않으면 금방 지쳐서 포기하게 된다. 일단 공간에서 빼내고 모아두었다가 천천히 처분하자.



내 공간에 자리 넓히기. 그렇게 물건들을 하나씩 비우며 여백을 만들자. 우리 조상님들이 서예나 그림에서 여백의 미 즐기셨다는데, 공간의 여백도 가만히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참 좋다. 빈 공간이 허전하고 무언가 자꾸 채우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면 마음의 정리부터 해야 하는 건 아닐까 한 번쯤 고민해 보자.




잘 채우기. 정리수납자격증을 딸 때 배웠던 수납법이 도움 되었다. 공간여유가 많다면 수납법은 없어도 상관없다. 물건양보다 작은 공간을 알뜰하게 잘 사용하기 위해서 수납법은 필요하다. 이불 개는 법, 의류 및 속옷 개는 법, 세로수납, 서랍 활용법 등으로 공간을 잘 쪼개서 사용했다. 지금은 공간이 더 넓어졌지만 옷장크기는 여전히 3칸으로 제한 중이다.


수납 '잘 꺼내기'위해 필요하다 생각한다. 꺼내기 쉬워야 사용 후 다시 잘 정리해 넣을 수 있다. 다양한 수납법은 유튜브나 블로그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으니 필요한 수납법을 배워서 적용해 보자.




물론, 우리 집에도 정리 안 되는 방에 어마어마한 물건들이 여전히 남아있다. 우리 집 방해꾼들. 니들이 독립할 날만 기다려본다.





내 주변을 가득 채웠던 물건이 줄어들었다. 빈 공간이 주는 단정함이 마음의 여유도 만들어준다. 마음의 여유는 무언가에 집중할 수 있는 힘이 된다. 그 힘으로 나는 업인간이 되는 중이다.





이전 04화 드디어, 정리할 맘을 먹었다면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