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별 것 아니다.
커다란 꽃다발을 트렁크에 숨겨둔다거나
값비싼 목걸이를 선물한다거나
근사한 명품백을 건네는,
오랜기간 준비한 흔적이 역력한 그런 이벤트가 아니다.
퇴근길에 우연히 에픽하이 노래를 들었는데 너무 좋더라
는 나의 말에
다음날 차 플레이리스트를 에픽하이 곡으로 가득 채워넣는 사소함.
잡지를 좋아하는 나를 위해 여러 개의 잡지를 구독했다며 빙긋이 웃는 사소함.
장미 한송이를 뒤로 감춘 채 약간의 긴장감이 서린 얼굴로 내가 언제 올지 기다리는 그 사소함이
나를 따뜻하게 채운다.
사소함의 깊이와 의미를 알게 된 나이에 너를 만나
다행이다.
사소함이 사소함이 아님을 알게 된 나이에 나를 만나,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