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요즘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안부가 뜸합니다. 여러분의 마음 속에는 제가 아랑곳 없을 지 몰라도 제 마음 속에는 여러분이 있어서 나의 뜸한 안부가 마음에 걸립니다. 살다 보면 그렇습니다. 어떤 일에 열의가 찰 때가 있고 식을 때가 있지요. 이 장소에 대한 열의가 식어서 저의 소식이 뜸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굳이 밝힙니다. 이런 쓸데없는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은 제가 다소 취했기 때문인데 저는 취했을 때 쓸데없는 이야기를 하는 걸 좋아합니다. 그 안에는 분명 숨길 수 없는 제가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알지도 못하는 여러분과 저의 이 사소한 글로 이어져 있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 즐겁고 신납니다. 우리가 이어져 있어 그런데 그게 내가 두드리는 이 글자들 때문이라니 행복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는 달리기를 합니다. 늘 같은 곳을 달리는데 날씨가 늘 달라서 매일 기분이 다릅니다. 그렇다는 게, 매일 같은 곳을 달리는데 기분이 매일 다르다는 게 저의 자랑입니다. 저는 매우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매일 같은 곳을 달리며 매일 다른 기분을 느끼는 스스로에게 매우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누군가는 이 기분을 분명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올해도 반을 지났습니다. 모두 안녕한가요. 저는 적당히 취한 밤을 사랑합니다. 적당히 취한 저는 사랑스럽습니다. 궁금하죠? 부끄럽지 않을 계획입니다.